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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영하 Feb 09. 2020

< 詩作 이야기 - ⑤ 통일론 / 권영하 >


통일론 / 권영하

                                       

                                              

과학시간에 아이들과 휴대용 전등 만들기를 했다

두 개의 건전지를 다른 극끼리 마주 붙였다 

갈라졌던 나라도 그렇듯, 급하게 잘못 연결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아이들에게 설명해 주었다

잘 연결되지 않을까 모두 걱정이 되어

청테이프로 몇 번을 칭칭 동여매었다

이어 양끝에 색깔이 다른 전선을 각각 붙였다

붉고 푸른색 옷을 입고 있었을 뿐

전선의 속은 모두 노란색 구리였다

아이들은 두 전선 속이 다른 줄로 알고 있지만

스위치를 만들고 전선을 각각 소켓다리에 연결했다

좀 더 밝으라고 전구 주위에 은박지를 바르고 

마무리로 소켓에 전구를 끼우고 스위치를 켰다

서로 다른 양극과 음극이 모여 싱싱한 빛이 만들어졌다

수업이 끝날 때 아이들에게 이야기해 주었다

전등은 정전이 되었거나 밤길을 다닐 때도 필요하지만 

너희들의 앞길을 밝혀 줄 것이라고


  -『천지일보』(2019),『신춘문예 당선시집』(문학세계사),『사이펀』(작가마을)

 


  <통일론詩作 노트 

  옛날에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랫말이 익숙했는데, 요즘은 흘러간 노래처럼 들린다.

 통일 비용이 너무 많이 들지 않느냐, 굳이 통일할 필요가 있겠느냐, 같은 민족도 쪼개져 사는 경우가 있고, 여러 민족이 뭉쳐 살기도 하는데, 요즘은 핵으로 위협하고 있는데… 통일에 대해 다소 논란도 있지만 그래도 하나의 민족이니까, 장기적으로는 통일되는 것은 당연하지 않을까. 또 우리 경제가 도약할 기회가 아닐까 생각한다.

 시「통일론」은 통일을 불을 밝히는 전구에 빗대어 표현한 것인데, 2019년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응모했던 작품이다. 「거미」와 함께「통일론」, 「그루갈이 메밀」,「두더지」 이렇게 4편을 응모했는데, 「거미」란 작품이 당선되었다. 

 시상식이 끝나고 심사위원을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들었는데, 「통일론」을 당선작으로 뽑자는 의견도 있었다고 한다. 심사위원들도 두 작품을 놓고 고민하다가 「거미」를 뽑은 것 같다. 아마 「거미」가 당선된 것은 「통일론」 덕을 많이 보아서 된 것 같다. 


☞ 출처 : https://www.newscj.com/news/articleView.html?idxno=5940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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