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마리요? 제 인생엔 생각해본 적이 없었어요
입사를 했다. 그리고 퇴사를 했다. 그 사이 고양이 두 마리가 생겼다. 전혀 상관관계가 없어보이지만 내가 고양이 두 마리를 만나게 된 데 아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사람들은 회사를 가면 동료를 얻는다는데 난 고양이를 얻었다.
두 마리의 고양이를 만나는 건 정확하게 새로 입사했던 회사 워크샵에서였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고기를 구우며 저녁을 먹고 있었다. 그때 어디선가 야옹야옹 소리가 들렸지만 동네를 돌아다는 고양이의 울음소리로 생각했다. 이 소리를 그냥 지나치지 않은 어느 분이 소리를 따라 가서 아기 고양이 두 마리를 발견한 것이었다.
가까이 보기에도 조심스러울 정도로 작은 아이들이었다. 추운 날씨기도 했고, 딱히 아기 고양이에게 줄 무언가도 없던 곳이었다. 아기 고양이를 발견한 그 분이 어디선가 상자를 구해와 수건을 깔고 조심스레 아이들을 넣어주었다. 어미가 있을 수 있으니 더이상 조치를 취하지 않고 멀리서 지켜봤다. 어미가 오지 않을지, 아이들은 괜찮을지 싶어서.
하루가 지나고 아침이 됐지만 어미 고양이는 보이지 않았다. 그러던 중 비가 오기 시작했다. 우리가 묵었던 숙소의 주인은 "죽게 되면 그것도 다 자연의 섭리다"라며 그냥 두라고 했다. 죽는 건 자연의 섭리이지만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그것은 인간의 섭리가 아닐까 싶어 모두 대책을 강구했다.
다들 살던 곳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라 이동이 우선 문제였고, 이 아이들을 대중교통으로 이동시킬 순 없었다. 그리고 각자의 사정으로 애완동물을 들이기 어려웠다. 그때 난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임시보호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 시절 나는 내가 키우는 강아지로 인해 여러 생각을 할 즈음이었다. 수많은 생각 중 하나는 어려운 동물을 만나게 되면 돕겠다는 것이었다. 키우는 건 무척 어려운 일이므로 지금 내 강아지를 마지막으로 다시 동물을 키우진 않겠으나,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해야겠다 했던 때였다.
그렇게 난 덥석, 이 일이 어떤지도 모른 채 비오는 아침, 갑자기 피가 묻은 똥을 싸는 아이들을 보고는 임시보호를 하겠다 했다. 그렇게 아이들은 다른 이의 도움으로 나와 함께 서울로 올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