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 사는) 엄마

71. 이건 정말 식은 죽 먹긴데!

by Aloha J

성탄절 선물로 산타할아버지가 커다란 레고를 선물해 주셨다. 다행히 7세가 조립가능한 북극해양탐사선!

지난 생일에 선물로 사준 '콜의 타이탄'은 12세 이상 조립 권장이라 그랬는지, 아이가 다 만들지 못하고 지쳐서 몇 달간 그대로 방치되어 있었다. 어떻게든 끝까지 해내도록 독려하고 싶어서 콜의 타이탄을 다 조립하고 나면 원하는 닌자고 피규어를 사주겠다고 했지만, 끝끝내 아이는 콜의 타이탄을 다시 열지 않았다.

"엄마, 그냥 당근으로 팔까요?" 하는 걸 지난 주말 드디어 엄마가 완성해 줬다.

"우와! 콜의 타이탄 로봇 진짜 멋져요!" 하며 주말 내내 조립한 로봇을 갖고 놀아줘서 어찌나 고마운지..

당근 했으면 어쩔뻔했나... 모두


엄마가 타이탄을 조립하는 동안, 아이도 레고 조립을 시작했다. 닌자고 시리즈 레고를 조립한 후에 커다란 북극해양탐사선을 조립하기 시작했다. 제법 규모는 크지만 7세 조립이 가능한 제품이라 아이는 처음부터 자신감을 갖고 시작했다. 오후 3시부터 3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스스로 설명서를 보면서 차분하게 조립을 이어나갔다.


"엄마 나 정말 최고죠!"

"그럼! 이렇게 혼자 이 거대한 북극해양탐사선을 만들다니! 00 이는 정말 최고야!"

"엄마 나는 레고를 잘 조립하는 재능이 있어요!"

"그렇네! 00 이는 레고를 차분하게 이렇게 멋지게 만들고 있잖아?"

"엄마, 나 오늘 다 완성할 거예요! 밤이 오더라도!"

"우리 00 이는 할 수 있지! 끝까지 해내보자! 파이팅!"

두 팔을 흔들며 아이를 위해 요란한 응원을 이어갔다.


"흠, 엄마 나한테 이 레고는 식은 죽 먹기죠!"

하하하.. 그래 우리 아들에게는 식은 죽 먹기지!


"엄마, 근데 내가 타이탄을 당근으로 보내라고 해서 미안해요."

"엥? 미안한 거 아니야. 이현이가 하고 싶지 않으니 그렇게 말할 수 있지."

"근데, 당근으로 보냈으면 이 멋진 타이탄을 못 놀잖아요. 슬펐겠죠? 그럼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거죠!"

아하ㅋ 그 속담을 이렇게 적용한다고?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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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다가 중간중간 좀 힘들어하는 아이에게

"00아, 집중해서 끝까지 해내볼까? 고생스럽긴 하겠지만, 다 만들고 나면 정말 뿌듯할 거야.

고생 끝에 낙이 온다잖아?" 했더니

"에이~엄마 이건 고생이 아니에요. 나한테 즐거운 거죠."


슬슬 사자성어 사전을 다시 펼칠 때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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