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 사는) 엄마

100. 봄이 오는구나.

by Aloha J

입춘이 지나고 역시 혹한의 한파가 겨울의 막바지 힘을 쏟아내고 있다.

한파라서 좋은 점은 공기가 깨끗해진다는 점.

덕분에 이런 날은 집안의 모든 서랍과 문을 열어두고 신나게 공기를 씻어낸다.

이 추운 날에도 봄은 열심히 오고 있는지, 동네 벚나무 가시마다 움틀 준비가 한창이다.

아직 작은 모래알만 한 크기이지만, 저마다 옅은 분홍빛을 띠는 걸 보니 아직 꽃봉오리도 전이지만 나무의 변화만으로도 마음이 설레기 시작한다.

그래, 봄이 오는구나.

겨울 같은 모습이지만, 오후 4시 이후 햇살의 길이가 달라져서 집 안 구석구석 붉은빛을 채워준다.

해가 지는 시간도 변화가 생겨서 우리의 하루가 조금 더 길어진 기분이다.

아직 두꺼운 외투를 벗을 줄 모르는 나지만, 학생들은 후드티 한 장만 입고도 신나게 뛰어나니니

봄들의 봄이 진즉 시작된 게 아닐까..

"이제 봄을 준비하는 거야."

구정 전, 드디어 크리스마스트리를 정리하면서 아쉬워하는 아이에게 봄맞이 시작을 알려줬다.

일 년 365일 크리스마스로 살고 싶다는 그의 바람은 올해는 잠시 엄마 마음에만 보관하는 걸로.

책장의 책을 정리하고 새 교과서가 들어올 자리를 마련한다. 3월부터 시작되는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집안의 정리는 좀 더 단순하게.

자잘한 것에 에너지를 쏟을 틈 없을 3월의 적응을 편하게 할 수 있도록..

아이를 돌보는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살림도 다시 한번 살펴본다.

봄이다, 새로운 시작을 위해 정리가 필요한 봄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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