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 사는) 엄마

99. 미인은 잠꾸러기.

by Aloha J

3월부터 9시까지 등원을 해야 하는데 잠에 대한 것만큼은 굉장히 관대해서 (인류 모두에 대해서 ㅋ)

아이의 잠을 일부러 줄이지 않았다.

"어휴, 학교 다니면 어쩌려고 해." 하며 걱정하는 남편과 달리

결국 때가 되면 또 잘 해낼 아이를 믿으며 엄마는 아이의 잠에 아직까지 여유를 갖는다.

부지런하고, 계획한 대로 해야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남편.

부지런한 건 좋지만, 계획대로 안될 수도 있는 게 인생이고, 해야 할 때는 제대로 하면 된다라고 생각하는 아내. 이게 우리의 모습이라, 아이의 잠에 대해 입장 차이가 분명하다.

아이의 잠은 엄마를 닮아서 푹 자고, 많이 자고, 제대로 못 자면 많이 힘들어하는 스타일이라

아이의 잠을 이해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새벽형, 잠이 없고 책임감이 강한 나의 어머니 덕분에 나의 어린 시절 꿈은 깨지 않고 푹~자보는 거였다. 낮잠도 게으르고 나태함의 상징이었던 어머니 밑에서 낮잠은 허용범위 안에 없었다.

총량 보존의 법칙이라도 있는 건지, 부모님의 해외 생활이 시작된 이후 집에서 그동안 못 잔 잠을 자듯 나의 부족했던 잠을 조금씩 풀어냈다. 물론 부모님께서 한국에 들어오실 때는 다시 새벽형 인간으로 살아야 했지만...

그래서 새벽에 일어나는 일은 결코 달갑지고, 하고 싶지도 않은 일 우선순위에 있었다.

잠이 많은 내가 아침에 혼나며 일어나는 일은 비일비재했다. 지각을 걱정하는 부모님의 마음이지만, 그런 아침은 마음이 녹아내렸었다. (언제나 일찍 등교를 했던 건 부모님 덕분이지만..)

나는 왜 이렇게 잠이 많은 한심한 인간인지 자책하며 학생시절을 보냈다.

그리고 다짐했다. 나중에 혹시 결혼하게 되면 내 아이에게 아침에 많이 잔다고 혼내지는 말아야지.

8시가 넘어도 일어날 줄 모르는 아들이 푹 자는 동안 아침을 식탁에 준비하고 아이를 깨운다.

보드랍게 쓰다듬고 커튼을 열면 훅 들어오는 빛에 움찔하는 아이.

햇빛을 느끼고 서서히 일어나는 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치면 마법의 한 마디를 꺼낸다.

"아들, 지금 안 일어나면 아침밥 못 먹고 가."

벌떡! 냉큼 일어나는 귀여운 사람. 꼭 안아주고, 아침 기도로 아이를 깨우고 나면 아이의 하루가 시작된다.

학교 입학하면 3월 한 달은 정신없을 테지만, 또 어쩌면 아이가 잘 일어나서 아침 독서 시간까지 확보하게 될 수도 있다는 기대를 해본다.

"엄마, 나도 엄마 말대로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엄마랑 산책도 하고 책도 읽으면 좋겠어요."

라고 본인도 기대하는 바가 있으니까...

멋진 아침 루틴을 계속 귀에 들려주고, 마음에 새겨주면서 3월을 준비한다.

누군가는 1년 전부터 7시 기상, 6시 30분 기상을 습관화하라고 했지만, 지금은 좀 더 푹 재우고 싶은 엄마 마음이라...

우리는 또 초등학생이 되면 멋진 아침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사랑스럽고 예쁘고 귀엽고 멋진 울 아들은 잠꾸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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