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 우리 아들은 에겐남.!?!
우리 아들은 에겐남?
이 신조어를 처음 만났을 때, 말을 엮는 사람들의 재치와 기괴함이 느껴졌다.
처음 내 입에서 에겐남, 테토녀라는 말을 내뱉었을 때 어찌나 민망하던지..
처음이 어렵지 두 번째는 쉽다던가 ㅎㅎ
자주 사용하진 않지만, 이젠 이 단어들이 MBTI가 한창 유행하던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살면서 다른 사람이 아파하면 같이 아픈 느낌이 들고, 약자에게 유난히 약해서 나는 분명 감성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주변의 반응이 모두 "응, 아니야, 넌 대문자 T야." 라고 해서 혼란을 느꼈던 적이 있다.
우리 아들도 엄마와 기질이 비슷한 줄 알았는데...아니다.
아이 밥을 챙기다가 식탁에 팔꿈치를 부딫혔는데, 대수롭지 않게 한번 쓱쓱 문지르고 마는데,
갑자기 밥 먹다가 일어나는 아들. 어디가나~싶었더니 엄마 옆에 와서 팔꿈치를 두 손으로 감싸고는 호오 호오 불어준다.
동생이 있으면 안된다 주장하는 그의 가장 강력한 이유는
"엄마 여기 아프잖아.(제왕절개 한 부분) 또 동생 나오면 엄마 아파서 안돼. 으아앙..."
하고 계획은 커녕 상상도 하지 않고 있는 가상의 동생은 절대 오면 안된단다.
"엄마가 동생 안고 있으면 난 아빠랑만 있어야 하잖아. 흐엉..."
또 다시 눈물 세 줄기씩...ㅋㅋㅋ
손끝에 힘이 빠져서 자주 쿵쿵 대는 엄마의 주방 시간마다
"엄마 괜찮아?" 하고 달려와서 안아주는 아들.
칼에 베어서 "윽, 피.(흠, 통증은 신경 반응이니 어쩔 수 없지. 우선 소독을 하고나서 방수커버를 해야겠군...깊이 파였나? 아니군.. 속으로 이 생각을 하는데.)"
와르르 달려와서 약상자를 열고 밴드를 뜯는 아들.
"히잉, 엄마 아팠지..."
아들 덕분에 또 이렇게 아픔을 잊을만큼 감동을 느끼기도 한다.
같은 잘못을 무한 반복하는 아들에게 결국 펑! 터진날...
"엄마 말 이렇게 안 들으면 어떡하니. 엄마 죽고 나서 엄마 말 떠올릴꺼야?"
라며 참 해서는 안될 말을 쏟아냈더니..
"엄마가 죽으면 난 맨날 울기만 할꺼야." 하면서 오열을 해대서 혼내다가 달램으로 장르가 전환되기도 했다.
"엄마, 00이 얼마나 사랑해?"
"우주 억만배 무한배 이상으로.!!!!!"
"그래도...엄마 목숨은 주지 마. 알았지? 나 엄마 없으면 안된단 말야..."
"알았어 근데 울 애기한테 엄마 몸 중에 하나라도 필요하면 줄꺼야."
했더니 코를 벌름거리며 눈시울이 붉어진다.
아..그의 사랑의 눈물, 슬픔의 눈물, 설움의 눈물, 기쁨의 눈물을 이렇게 자주 만날 줄이야..
더 아가 시절에는 그의 행동 속에 내 모습이 있다 싶었는데... 아니다. ㅎㅎ
공감하고, 위로하고, 사랑해주는 모습이 풍성해지는 요즘이다.
근데 아들 그거 알아? 엄마 애기때 별명이 울보였어. 엄청 울었거든.
그리고...엄마는 정말 울 애기 위해서 언제나 스탠바이 한다는 기분으로
간이랑 신장이랑 눈같은 장기를 보호하고 잘 관리하려고 은근 신경쓴단다. ㅎㅎ
이 말 하면 또 울테니..여기에만 적어놔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