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 사는) 엄마

124. 신세계

by Aloha J

2월 말 주일 오후 예배 때 찬양 특송이 있었다. 처음으로 참석하는 특송에, 비슷한 또래의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삼삼오오 모였다. 점심을 먹고 난 후 특송 준비를 위해 모였는데, 정말 신기할 정도로 나 빼고 모든 엄마가 가방에서 예쁘게 생긴 틴케이스를 꺼냈다. 달그락 거리는 틴케이스에서 새끼손톱보다 작은 앙증맞은 캔디를 꺼내서 건네주었다. (의도치 않게 그날 이클립스 시식회를 하게 되었다.ㅋ)

이게 뭐지? 궁금해하는데 모두 같은 제품이었다. 색과 모양이 달랐지만 모든 엄마의 가방에는 현대인의 필수품처럼 그 캔디가 들어있었다. 아, 나만 몰랐구나 ㅋㅋ


그날 캔디를 맛본 아이는 아빠에게 그 캔디를 사달라고 했다. 덕분에 나도 남편이 고른 센스 있는 맛의 캔디가 그득 담긴 현대인의 필수품(?)을 갖게 되었다. 입안에 넣으면 끝맛에 민트향이 담겨서 가벼운 개운함을 선사하는 신기한 캔디. 개운한 캔디를 찾자면 초록과 파란색으로 포장된 도넛 모양의 폴로 사탕이나 박하사탕이었는데, 세상이 더 세련되게 변한 기분이랄까.


분명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먹은 것인데도, 내가 관심이 없으니 있는지도 모르고 살았던 것이다.

신기하게도, 내 손에도 들어오고 나니 마트에서도 보이고, 버스 광고에서도 이 제품이 보였다. 참, 사람의 경험이 이렇게 재미있다.


하루는 다른 엄마들처럼 그 작은 틴케이스를 가방에 넣고 외출을 했다.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일까, 아니면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낯설어서일까... 결국 한 번 갖고 나간 이후로 예쁜 틴케이스는 더 이상 가방에 넣고 다니지 않는다. 갖고 나간 날은 정작 꺼내 먹을 일이 없었고, 아니, 꺼내 먹어야 하는 것조차 기억하지 못했다.

세상 많은 유행을 그냥 덤덤하게 넘겨가며 살아가는 인생이라 이번 캔디를 다 먹고 나면 다시 살지는 의문이다. 좋아하는 이탈리아 레몬 사탕처럼 항상 내 서랍에 쟁여두고 먹을 정도의 매력은 없다....


가끔 이렇게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들을 옆에서 구경하고 한 번 경험해보기도 하면서 신세계를 알아가게 되겠지만 열광하는 쪽은 아니라.. 이번에도 좋은 경험으로 남기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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