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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트로피칼 태양 아래

낭만이란 이름에 더하는 현실 한 숟갈

Aloha.


서울은 117년 만에 가장 이른 열대야가 관측되었고 지금도 계속 폭염경부 재난문자가 날아오고 있습니다. 한국의 태양도 트로피컬 태양 못지않게 짜릿하게 뜨거운 요즘입니다. 길거리에 나섰다가 오랜만에 느껴보는 짜릿한 뜨거움은 하와이 햇볕이 생각나게 합니다.


하와이에 단기 여행으로 방문하시는 분들에겐 어쩌면 '이 정도가 강렬하다고?'라고 느끼실 수도 있지만 하와이에 머무는 시간이 오래될수록 트로파칼 태양의 신선하고 짜릿한 매운맛을 느껴보실 수 있습니다. 장기로 지낼 예정이며 피부가 예민하거나 타는 것이 싫으신 분들은 피부 관리에 신경을 특히 많이 쓰시는 것이 좋습니다. 피부 관리의 가장 기본은 화장품 사용 주기의 FM방법인 화장품 사용 주기에 맞춰서 오래된 화장품은 아까워도 바로 버리는 것입니다. 


하와이에서 지낸 첫 한 달째 되던 날이었습니다. 한국에서 가지고 왔던 유기농 선크림의 양이 아직 꽤 있었고 겉보기엔 선크림의 상태가 괜찮아 보여서 바르고 나갔다가 바로 피부가 뒤집어졌었습니다. 한국이었으면 괜찮았을 텐데 여기서는 안된다는 것을 느낀 순간입니다. 물론 화장품 냉장고에 넣어두고 사용했다면 조금 더 오래 사용할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기숙사에서도 선풍기로 버텨야 하는데 무슨 화장품 냉장고인가 싶어 선크림은 한 달마다 새로 사고 그 대신에 다른 방법으로 태양을 피해 보기로 했습니다.


저는 항상 챙이 긴 밀짚모자를 쓰고 언제든지 피부가 조금이라도 뜨거워지면 바로 걸칠 수 있는 여름 재킷이나 매쉬카디건을 항상 들고 다녔습니다. 하의는 긴 여름 바지나 치마를 입고 다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냉장고바지보다 긴치마가 더 시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바람에 강한' 우산을 양산처럼 쓰고 다녔습니다. 하와이의 바람은 생각보다 세게 부는 경우가 많이 있어 바람막이(Windshield) 기능이 있어야 그나마 오래 사용할 수 있습니다. 자외선 우산을 사용하고 싶으시더라도 꼭 바람에 강한 우산인지를 확인해 보시고 사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중무장을 하고 다녀도 8개월이 지나니 제가 제일 자신 있어하던 하얀 옥토끼 같은 피부색이 트로피컬 연갈색으로 바뀌었습니다. 마지막 학기에는 설상가상으로 피가 맺혀서 올라오는 듯한 붉은 여드름이 꽤 많이 올라왔고 피부도 그만큼 더 아려왔습니다. 참기 힘들 때는 학교 헬스 센터에 가서 피부과 진료받아 약을 처방받고 추천받은 선크림을 발랐습니다.


아플 때 병원 가는 것 이외에 제가 매일 하던 피부 관리 방법은 알로에 함량이 높은 알로에 젤을 듬뿍듬뿍 발라주고 밤에는 추가로 애프터 쿨링 알로에 젤을 발라주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이렇게만 해도 온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던 것이 어느 정도 가라앉아 피부가 숨을 쉴 수 있었습니다. 혹시 더운 열대 지방으로 가신다면 알로에 젤은 꼭 가지고 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호놀룰루로 가신다면 알로에 제품들은 눈 감고 찾을 수 있을 정도로 정말 찾기 쉽고, 알라모아나 쇼핑센터 안에도 알로에 함량이 높은 젤을 파는 한국 화장품 가게가 있기 때문에 걱정은 크게 안 하셔도 됩니다.


참고로 2021년부터 하와이 주에서는 산호초 보호를 위해 선크림 사용 규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산호초에게 치명적인 옥시벤존( oxybenzone)과 옥티녹세이트(octinoxate) 같은 화학 물질이 들어가지 않은 선크림만 승인받았습니다. 화학 물질이 없는 선크림을 찾기 어려우시다면 하와이에 도착하신 후 'Reef Safe Sunscreen'이 적혀 있는 제품을 찾으시면 좋습니다. 


여담이지만 4년이 지나고 있는 이 시점에서도 아직 얼굴과 목 부분에는 연갈색 피부톤이 살짝 남아 있습니다. 참으로 소리 소문 없이 강한 트로피컬 태양입니다. 강렬한 햇빛 아래 피부 건강도 챙기는 여름 보내시기 바랍니다. 


오늘도 시원한 하루 보내세요!


Mahalo.



(1) 그림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해 주세요.

https://brunch.co.kr/@alohamary/12


(2) 하와이에서 사용 가능한 선크림이나 관련 기사가 궁금하신 분은 아래 링크를 클릭해 주세요.

https://www.travelandleisure.com/style/beauty/reef-safe-sunscreen

https://www.cnn.com/2018/07/09/health/hawaii-sunscreen-ban-questions/ind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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