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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자수와 서핑보드를 지나

소중히 숨겨두었던 사파이어 보석

Aloha. 


오늘 참 무덥습니다. 이렇게 더운 날에는 13번 버스 타고 와이키키 바다 갔다 오면 딱일 것 같습니다. 하와이를 탈출한 지 4년이 다 되어 가지만 아직도 종종 버스 타고 20-30분만 가면 바다가 보일 것 만 같습니다. 오늘 여러분들께 보여드리고 싶은 와이키키 바다는 하와이 탈출기 에피소드가 시작되기 바로 직 전에 가 본 마지막 와이키키 바다입니다. 


이 당시에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온 섬이 사회적 거리두기 (Covid-19 lockdown)를 할 때여서 온 섬에 고요한 정적만이 흐르던 시기였습니다. 거리나 해변에서 사람을 보기가 더 어려운 시절이었습니다. 그래도 한국으로 다시 돌아가면 쉽게 갈 수 있었던 바다가 그리워질 것 같아 큰 마음을 먹고 버스 타고 와이키키로 향했습니다. 


한적했던 와이키키 시내 거리

항상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던 거리가 한산하니 완전히 전혀 알지 못하는 새로운 섬에 온 것만 같았습니다. 아니. 사람이 없는 와이키키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니 판타지 세상 속으로 들어온 것만 같았습니다.

서핑골목을 지나면 나온 야자수 골목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서핑 보드가 양 옆 길로 길게 늘어서 있는 골목을 걸어가자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나 <나니아 연대기> 같은 판타지 소설에 나오는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문을 여는 듯했습니다.

좁은 서핑 보드 골목을 지나자 저를 마주한 건 난생처음 보는 영롱하고 밝게 빛나는 사파이어 색이 감도는 바다였습니다. 사람의 발길이 끊기자 하와이 바다빛이 많이 맑아지고 다양한 해양 생물들도 더 많이 보인다는 말만 들었지 실제로 맑아진 하와이 바다를 보자 할 말을 잃었습니다. 


하와이가 그동안 고생 많았다며 섬을 떠나기 전 마지막 선물이라며 숨겨두었던 보물을 주는 것 만 같았습니다. 정말이지 3년 동안 바선생님, 무더위, 억 소리 나는 물가 등 힘든 순간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하와이가 건네는 선물을 보니 힘들었던 것들은 하나도 생각나지 않고 오히려 섬을 떠나는 것이 아쉬워졌습니다. 사파이어 보석 바다를 보며 한동안 멍하니 바다를 바라보다 무거운 발걸음으로 다시 기숙사로 돌아갔습니다. 기숙사에서 한동안 무거운 마음으로 짐을 다시 쌌던 기억이 납니다.


하와이 바다는 여전히 잘 지내고 있을지 안부를 묻고 싶어지는 여름밤입니다.


Mahalo.


하와이 탈출기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글 링크 남겨둡니다.

https://brunch.co.kr/@alohamary/13

https://brunch.co.kr/@alohamary/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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