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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소소한 달달구리 여행기, 말라사다

새벽 공기 한 숟갈과 따뜻한 아메리카노 향기 한 모금


디저트엔 진심인 '나'이다. 종종 그동안 수고했단 의미로 나 자신에게 주는 작은 선물이 바로 디저트이다.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머물다 가는 오아후 섬에는 맛있는 디저트가 참 많았다. 의외였다. 언제 신기한 디저트들을 만날 수 있을까 싶어 틈틈이 먹어봤었다. 13화에서 말라사다 이야기를 가볍게 한 적이 있다. 오늘은 말라사다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하고자 한다. 나의 소소한 달달구리 여행기 시작!


레너즈 베이커리 (Leonard's Bakery)에서 파는 말라사다(Malasada)는 우리 주변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시장 튀긴 도넛처럼 보이지만, 시장 튀긴 도넛과는 또 다른 맛있는 맛이 있다. '평범하게 맛있다'라는 표현이 정말 잘 어울리는 포르투갈의 Shrove Tuesday 디저트이다. 가톨릭에서는 사순시기가 시작되는 재의 수요일 (Ash Wednesday) 전날을 Shrove Tuesday라고 부르는데, Mardi Gras 혹은 Pancake Day라고 부르기도 한다. Shrove Tuesday는 우리네에겐 '참회의 화요일' 이란 익숙한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스도의 수난과 고난을 묵상하는 기간인 고난 주난, 즉 사순절 (Lent)이 시작하기 전의 마지막 날에 기름지고 맛있는 음식들을 많이 먹기 때문에 '기름진 화요일' 이라고도 한다.  

소박하게 맛있게 생긴 말라사다

말라사다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다. 오리지널 말라사다는 동그란 모양의 튀긴 도넛에 하얀 설탕이 묻어있는데, 나는 갓 튀긴 오리지널 맛이 제일 맛있었다. 레너즈 베이커리에는 오리지널뿐만 아니라 다양한 맛의 말라사다도 있었다. 시나몬 슈거, 커스터드, 마카다미아 넛, 구아바, Dobash (초콜릿), Li Hing¹ (리힝), 그리고 Haupia² (하우피아) 맛이 있었다. 시나몬 슈거 말라사다를 제외한 다양한 맛의 말라사다 안에는 필링 (filling)이라고도 불리기도 하는 크림이 들어가 있었다.


그냥 먹어도 맛있는 말라사다를 기숙사에서 친하게 지내던 언니가 말라사다를 맛있게 먹는 방법을 알려준 적이 있다. 혹시 시간과 체력이 된다면 이 방법대로 먹어보면 좋을 것 같다. 나는 이 방법에 다이아몬드 헤드 등산을 곁들여서 후배와 가족이 잠시 왔을 때 딱 두 번 먹어봤었다. 정말 맛있었다. 디저트엔 진심인 나인지라 종종 말라사다 먹으러 잠시 레너즈 베이커리에 쓱 다녀오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첫 말라사다 기다리며

우선 맛있게 먹는 방법은 이러하다. Leonard's Bakery (레너즈 베이커리)는 항상 아침 6:30에 문을 연다. 이른 아침 13번 버스를 타고 레너즈로 향한다. 베이커리가 열리자마자 나오는 말라사다는 그날의 첫 기름에 튀겨진 말라사다이다. 물론 하루에도 수시로 기름을 바꾸는 곳이지만, 이왕이면 도넛 종류는 제일 처음 나오는 게 제일 맛있지 않은가. 새 기름. 첫 기름에 튀겨진 따뜻한 말라사다를 들고 맞은편에 있는 Safeway (식료품점 브랜드들 중 한 곳)로 건너간다. 이곳 안에는 스타벅스가 있고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작은 티 테이블들이 놓여있는 공간이 있다. 이 공간에서 잠시 앉아 아메리카노와 말라사다로 아침 식사를 한다.


그냥 단순한 겉바속촉 말라사다가 아닌 '따땃'하고, 야들야들하고, 엄청나게 부드러우면서도 촉촉하고, 바삭한 말라사다를 먹어볼 수 있다. 나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더 선호하는 편이지만, 이때만큼은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마신다. 하와이의 새벽 공기는 제법 겨울 아침 공기만큼 차갑기 때문이다. 속까지 차가워지는 겨울 민트향을 머금고 있는 새벽 공기 한 숟갈이 얹어져서인가 이 아침 식사는 정말 '예술'이었다. 나의 부족한 필력으로 어찌 다 담아낼 수 있을까.


맛있는 아침식사를 서둘러 마친 후, 우버를 타고 Diamond Head (다이아몬드 헤드)로 향한다. 다이아몬드 헤드는 오아후 섬의 일출 ³ 포인트가 아닌지라 우리가 '기대'하는 일출인 바다와 하늘의 수평선에서 떠오르는 해는 볼 수 없다. 하지만, 어스름한 새벽에 헬리오스가 태양 마차를 끌고 등장하는 듯한 느낌을 받기엔 충분하고, 일출의 따뜻함을 만끽하며 오아후의 도심을 바라볼 수 있다. 또 아침 산행을 추천하는 이유는 해가 완전히 뜨고 나면 더워진다. 조금이라도 시원할 때 등산하면 더 상쾌하지 아니한가. 다이아몬드 헤드 등산 이야기도 하고 싶지만, 글이 너무 길어질 것 같다. 하이킹 이야기는 다음에 해야겠다.


1. 하와이에서 음식에 Li HIng이란 단어가 붙어있으면 특유의 수박 빛이 도는 강한 채도의 빨간색 소스나 가루가 뿌려져 있다. 이것은 Li Hing Mui (리힝무이)라고 중국에서 매실을 짜게 말려서 만들어낸 독특한 향신료 / 소스이다. 달고 짜고 신맛이 난다고 하는데, 호불호가 나뉘는 편이다. 나는 Li Hing Pinneapple이라고 리힝무이가 버무려진 파인애플 조각들을 한번 시도해본 적이 있는데, 나의 입맛엔 잘 맞지 않았었다. 다른 글들에서는 매실이 아니라 자두라고도 하는데 리힝무이의 식물 학명을 보면 매실(Prunus mume)로 나오기에 '매실'이라고 적어둔다.


2. Haupia는 하와이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코코넛 우유로 만든 푸딩 디저트이다. 하우피아는 만들기가 쉽다고 해서 도전해봤었지만, 보기 좋게 실패했었다. 만들기 쉬운 디저트는 이 세상에 없는 듯하다. 하우 피아 하면, 와이키키의 맥도날드 하우피아 파이가 생각난다. 내가 애정 하는 맥도날드 애플파이를 사러 들어갔다가, 호기심에 애플파이 대신 사서 먹어봤었다. 너무 고소하고 맛있었다. 코코넛 맛이 나는 담백한 하얀 밤 앙꼬 질감을 가지고 있었다. 혹시 나중에 하와이의 맥도날드를 가게 된다면 꼭 한번 먹어보시길. 


3. 하와이의 일출은 사계절 지역의 시간으로 여름일 땐 일출시간이 빠르다. 반대로 사계절 지역의 시간으로 겨울일 땐 일출시간이 조금 느린 편이다. 일출을 보고 싶다면 꼭 미리 시간을 확인해보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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