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담
# 인도에선 고개만 돌리면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는 누군가를 쉽게 발견한다. 내가 먼저 웃으면 따라 웃는다. 먼저 활짝 웃는 데엔 용기가 필요했지만 반복하다보니 행복해지는 건 나였다. 사진 보다 인도 생각나서 이유없이 아빠보고 웃었더니 "왜? 오늘 늦게 오려고?" 아니 왜..
# 소원 빌 때 '건강' 이란 단어가 들어가기 시작한 건 최근이다. 그러면서도 맘 한 켠에선 '행복 행복' 거리고 있다. 같은 건데 말이다. 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수질이라지만 그 물에서 목욕도 하고 입도 헹구어 내는 사람들은 누구보다 눈이 맑다. 이상해. 난 누구보다 몸에 좋은 걸 잘 챙겨먹는 사람인데
# 인도엔 구걸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돈을 줘야할까 그냥 지나쳐야할까 어느게 맞는 걸까 고민했었다. 짜이마시러 가던 아침까지 이어지던 고민. 우린 인도 친구가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기로 했다. 걸인을 본 그는 우리랑 대화를 이어가며 아주 자연스럽게 주머니에서 동전을 꺼내 그들 손에 쥐어주고는 또다시 대화를 이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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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는 게 맞아요 안 주는 게 맞아요?" 물어본 질문도 바보스러웠다. 그가 우릴 대하는 태도나 걸인을 대하는 태도가 똑같았던 것처럼. 고민은 사치였다. "주고 싶으면 주고 안 주고 싶으면 안 주면 돼요" 방긋 웃던 그 미소가 생각나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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