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직장 동료 아무개의 스토리에 글이 올라왔다.
’ 14년 만에 보는 슈퍼문...! 꼭 봐야지‘
그 절실함이 귀여워 DM으로 장난을 좀 쳐봤다.
‘14년 지나도 30대.. 아직 볼 날 많아요. 놓쳐봅시다.‘
내가 흘린 짓궂음을 그는 예쁘게도 주워 담았다.
‘놓쳐보자는 말 너무 좋은 걸요. 세상에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 투성인데 놓쳐도 되다니..‘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기대했던 것보단 크지 않았던, 하지만 많은 이들이 밤하늘 아래 지켜보았을 슈퍼문을 바라보면서 문득 아빠에게도 14년 뒤라는 시간이 보장될 수 있을까 가늠해 보았다. 사람의 운명은 팔자라지만 80대 중반이 되어있을 아빠에게 선뜻 ‘놓쳐보자’는 말을 건넬 수 없는 마음이 나는 어쩐지 불편해졌고. 수화기 너머 ‘14년 뒤에 볼 수 있다니 오래 봐두자’ 던 애인에게 ‘초승달도 반날도 맨날 보는 달들도 예쁘구먼. 뭐 그리 대단한 걸 보느냐’며 괜히 쏘아붙였다. 영문도 모른 채 공격당한 나의 순둥이 애인은 ‘그렇지, 그렇지, 달은 언제 봐도 예쁘지’ 받아쳐주었다.
보장되지 않은 미래라 할지라도 오랫동안 사랑하는 사람들과 보고 싶은 것. 달은 그런 신비로운 능력을 가졌다. 비록 난 오늘 내 애인에게 못난 대답을 해주었지만. 그럼에도 그는 여전히 내게 달 사진을 찍어 보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