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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벼리 Jun 07. 2021

미운 오리 새끼

아직 알이 하나 안 깨어났어요. 이웃집 할머니는 칠면조 알이라고 하시지만 저는 끝까지 품어보려고 해요.

“안녕, 아가야.””엄마 쟤는 왜 우리랑 다르게 생겼어요? 못생겼어!”


미운 오리새 끼는 다른 오리들에게 놀림을 받았어요.

‘나는 왜 다른 오리들이랑 다를까?’

미운 오리 새끼는 호숫가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며 생각했습니다.

‘정말 못생겼네..’

그러던 어느 날, 미운 오리 새끼는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집을 나가기로 결심했습니다.

 이상 못 견디겠어. 물에서 헤엄치며  넓은 세상으로 나갈 거야.’

미운오리새끼는 집을 나왔습니다. 하지만 어디를 가든 미운오리새끼는 놀림과 괴롭힘을 당하기 일쑤였고, 점점 더 움츠러들게 되었습니다.



낙엽이 흩날리는 어느 가을날, 호숫가에서 미운 오리 새끼는 아름다운 백조들을 보았습니다.

정말 예쁘다.. 나도 저 새처럼 아름다웠으면...’

그 아름다운 새들은 머나먼 남쪽 나라로 떠나갔습니다.

차디찬 겨울이 지나고 봄기운이 코 끝을 스치던 어느 , 미운 오리 새끼는 갈대밭 위에서 어났습니다.

잠에서 깬 미운 오리새끼는 호숫가로 날아가고 싶은 충동을 느끼고는 힘차게 날아갔습니다.


호숫가에는 전에 보았던 아름다운 백조들이 있었니다. 백조들은 웬일인지 미운 오리 새끼를 반겼습니다.

“어서 오렴.”

백조들이 자신을 반기자 미운 오리 새끼는 깜짝 놀라 그제야 물가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백조잖아!’

“나는 이제까지 내가 ‘미운’ 오리 새끼인 줄 알았어.

나는 아름다운 백조였어!”

미운 오리 새끼는 ‘미운’ 오리가 아닌 아름다운 ‘백조’였던 것입니다.

그러자 움츠려 있던 미운 오리 새끼의 마음도 봄눈이 녹듯 스르르 녹아내렸습니다.

“미운 오리 새끼, 아니 아름다운 백조야.”

“응?”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는 하얀 도화지가 있단다.”

“그럼 나도 있어?”

물론이지.

“그걸 어떻게 알아?”

눈을 감고 느껴보는 거야.

“화가 나거나 미워하는 마음이 들 때 눈을 감고 하얀 도화지에 어떤 그림이 그려지는 지 느껴보렴.”



“슬프거나 우울할 때에도 눈을 감고 느껴봐.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스스로에게 시간을 주렴.

충분히 느껴주는 게 중요해.”

기쁠 때도 마찬가지. 천천히.

“그럼 뭐가 달라지는데?”

너의 마음속 하얀 도화지에 그려지는 그림은 바로 너의 감정이란다. 어떤 그림이 그려지는지 바라봐주지 않으면 그 그림은 네가 봐줄 때까지 마음속에 차곡차곡 쌓여서 마음이 무거워지곤 하지.


반면에 네가  마음속에 어떤 그림이 그려지는지,  마음을 다해 느껴주면,  괜찮아진단다.

조금 멀리서 도화지에 그려진 그림을 감상해보는 거지.


미움, 화남, 분노, 질투, 슬픔, 기쁨, 만족, 편안함 등등,

무엇이든.

어때,   해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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