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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롱지다 Oct 29. 2022

오늘같은 날

2210291418

딸아이와 함께 탄천교를 걸었다. 다리를 건너면 아이는 학원으로, 나는 그 학원 건너편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글을 쓸 것이다. 가을 하늘은 애국가 가사만큼 높고 공활했다. 기분 좋은 찬바람이 머리카락을 흔들자 얼굴이 막 간지러웠다.


오늘은 어떤 글을 써볼까 고민하다  뒤따라 오는 아이의 얼굴을 돌아보았다.

'이제 이 아이도 자기 세상으로 떠나겠지!'

이만큼 키워낸 내가 대견하면서도 아이로부터 생긴 분리불안을 잘 이겨낼 수 있을지 슬슬 걱정이 밀려왔다.


마침내 다리 끝 건널목에 이르렀다. 아이와 눈이 마주친 순간 아이의 머리칼이 소소한 가을바람에 흩날렸다. 엉클어진 머리카락을 매만져 주다 해말간 아이 얼굴도 쓰다듬었다. 아이는 익숙한 듯 살짝 윙크를 해주었다. 오늘 같은 날만 계속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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