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5. 22.
1.
어제 불광천을 따라 산책하고 집에 가는 길에 파프리카를 사려고 야채가게에 들렀더니, 1000원짜리 야채를 '3봉 2000원'에 판다. 그 바람에 채소를 한가득 사서 집에 돌아왔다. 총 3500원. 돌미나리, 깻순, 치커리, 파프리카 노란색, 빨간색 하나씩. 오늘 점심엔 가지를 쪄서 양념에 무치고 어젯밤 씻어 놓은 치커리를 꺼내 한 입 뜯어먹었다. 짭짤한 맛이 혀에 닿아 깜짝 놀랐다. 치커리는 짜구나. 채소의 맛을 알아갈수록 사람들과 점점 멀어지는 기분이다.
2.
오늘 면접이 있었다. 긴장했었나 보다. 면접이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맥주를 사서 불광천의 바람을 맞으며 집으로 흐느적 돌아왔다. 괜찮다고 바람이 내 머리칼을 쓸어 넘겼다. 말도 글처럼 수정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어제 물을 거슬러 올라가던 물고기들과 사냥하던 새들은 오늘 보이지 않는다. 다시 고요해졌다. 청둥오리 가족을 보았다. 엄마와 아이들. 아빠만 유난히 화려하다. 날개를 푸드덕 대며 엄마 오리와 새끼 오리 주위에 맴돈다.
오리가 헤엄치다 물이 얕아서 갑자기 두 발로 뒤뚱뒤뚱 걸어갈 때 웃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