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검은 재킷, 흰 셔츠, 무릎 아래까지 내려오는 H라인 치마. 아마도 직장인.
불광천 벤치에 앉아 캔맥주를 마시고 있다.
어렴풋한 미소를 입가에 띠고 느릿느릿 한 모금씩.
해 질 녘 하늘과 산책 나온 사람들과 강아지와 기타 등등의 것을 바라보며.
씁쓸함과 평온함 사이 어디쯤 위치한 퇴근 후 낭만.
*
7월로 넘어오니 공기가 물을 먹은 듯 눅눅하다.
해는 일찍 뜨지만, 기상 시간은 느려졌다. 공기가 나를 누르는 듯. 좀 더 쉬어.
여름방학의 기운이 주변을 감돈다. 동남아 사람처럼 느긋해진다.
오전에 린넨 셔츠를 빨고 오후엔 자전거 타이어의 공기를 충전하러 밖으로 나왔다.
나온 김에 근처 카페에서 아이스 커피를 마시며 그림을 몇 장 그렸더니 손이 차갑게 굳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