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지금의 아내에게 프러포즈할 때 무릎 꿇고 했던 말이 기억이 난다.
"남은 인생 나와 함께 가자"
사실 마음속으로는 (절대 울리지 않겠다)는 다짐도 있었다.
나의 아내는 MBTI는 ENTJ이며 여장부 포스를 겸비한 상여자 그 자체인 여자이다.
그런 아내가 어제 나에게 연락이 왔다.
이제 초등학교 2학년이 된 첫째 담임 선생님에게 연락이 왔다며,
너무 울어서 카톡 메신저로 말도 못 하겠으니 빨리 퇴근하라는 연락이었다.
무슨 일이길래 울면서 연락을 할까 별의별 생각에 잠겨서 퇴근을 했다.
담임선생님에게 연락이 왔는데 우리 아이가 기초학력진단평가에서 반에서 꼴찌를 했다고 연락이 왔다고 했다.
그리고 학습역량진단 결과에서 고위험으로 분류되었다는 말씀도 들었다고 했다.
담임선생님께서는 보충수업도 할 예정이고, 노력하면 충분히 고쳐질 수 있다고 말씀하셨지만 아내가 인터넷으로 글을 찾아봤을 땐 너무나도 심각하게 적혀 있었다고 했다.
다른 아이들처럼 평범하지 않다는 거, 그리고 경계성 지능장애란 단어도 나오고 모든 게 자기 탓인 것 같고 잘못 키웠다는 자책감에 아내는 나에게 얘기하면서도 눈물을 펑펑 흘리고 있었다.
담임선생님과 통화한 얘기만 들었을 때 우리 첫째가 아직 한글을 못 떼어서 이런 상황이 온 것 같다고 생각했다.
지금이라도 우리 아이 상황에 대해 담임선생님께 들었으니 시간 계획을 세워서 한글에 익숙해지고 이해시키는데 노력하면 될 것 같았다.
나는 아내가 울었다는 거에 대한 책임이 나에게 있다는 생각이 더욱더 많이 들었다.
지금도 우리 아들 둘 몸 건강히 아무 일 없이 행복하게 지내고 있는데 노력하면 될 거라고 같이 노력하자고 아내에게 위로를 했다.
최근 첫째 아들 생일 기념으로 동물원을 가서 첫째 아들에게 태어날 때 이야기를 해줬었다.
"엄마 뱃속에 있을 때 아들이 너무 커서 병원에서 유도분만을 하기로 했었어"
첫째는 "유도분만이 뭐야?" 물어봤다.
"아들이 예정일에 맞춰 나오면 4킬로가 넘을 것 같아서 유도 주사를 맞아서 조금 일찍 나오게 하는 거야"
"유도분만 날짜를 잡고 할머니한테 통화하면서 엄마 아빠 둘 다 펑펑 울었었어"
첫째는 "할머니랑 전화하면서 왜 울었어?"라고 하길래
"모르겠어.. 엄마도 아빠도 모든 게 처음이라 뭔가 잘못되는 줄 알았어"라고 말하는데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다.
첫째가 "할머니가 뭐라 하셨어?"라고 물어서
할머니가 "애들이 무슨 애를 낳겠다고!! 아무 일 없을 거니까 울지 마!"라고 하셨다고 얘기해 줬다.
첫째에게 동물원 가서 했던 얘기가 기억나면서 지금도 몸 건강히 잘 크고 있는데,
아빠로서 더 이상 바랄 게 없는데
학무보가 되어 공부에 대한 깊은 고민에 빠져버린 것 같다.
새벽 시간에도 한숨만 나오고 잠이 안 온다.
아내가 울었던 일을 되짚어 보면 첫째 9개월 때 큰 수술받을 때 이후로 두 번째다.
자식 걱정에 철없던 우리 부부도 부모가 되어가는 과정인 것 같기도 하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믿고 지나가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