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28
오늘을 기억하고 싶어서 반드시 글을 쓰고자 했지만, 아이들을 재우느라 훌쩍 12시가 넘어 버렸다.
나의 1호 첫째 아들이 기초학력진단 평가에서도 반에서 꼴찌를 하고
학기 초에 받아쓰기 0점을 맞고 담인선생님께서 어머니 사인을 받아오라고 할 때도,
주말을 우울하게 보내고 싶지 않은지 일부러 시험지를 안 가져왔었다.
나는 아이에게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았다.
"그래도 잔머리는 있네"라고 생각했었다.
0점 시험지를 보았을 때 아무것도 안 적고 0점을 맞았다면 한소리를 하려고 했지만
다 적었지만 단지 맞춤법을 틀렸다는 부분에서는 그래도 나름 노력한 부분이 보여서
"괜찮아 그래도 나름 노력한 것 같은데 다음에 잘하면 돼"라고 위로를 했었다.
그 후 다음 받아쓰기에서 30점을 받고 나에게 보여주며
"아빠 나 0점 아니야!!"라고 순수하게 자랑을 했었다.
"어이구 잘했네 한 글자 정도 틀리는 건 다음에 실수 안 하면 돼"라고 조언을 해줬었다.
이번 받아쓰기 시험은 아내가 계속 예습을 시켰다.
오전 1시간, 오후 1시간, 저녁 1시간, 자기 전에 1시간 주말도 예외 없이 계속 받아쓰기 연습을 시켰다.
돌아오는 주에 받아쓰기 시험이 있다고 들었다.
나는 아들에게 "실수해도 돼. 아빠도 대학교 때 계산문제 후배들 다 알려주고 시험 때 아빠 혼자 틀린 적도 있었어 하하하" 하며 시험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고 싶었다.
오늘 오후 4시쯤 아내에게 연락이 왔다.
"여보 나 눈물 나..ㅠㅠㅠ흐어어어엉"
또 첫째가 시험을 망쳤나 그래서 속상한가.. 담임선생님한테 또 안 좋은 연락이 왔나 걱정을 했다.
걱정과는 반대로 아내에게 답장이 왔다.
"우리 애가 받아쓰기 100점 맞았어. 히이잉"
백점을 맞았다는 얘기를 듣고 기분이 너무 좋아서 자리에 앉아 누구에게도 얘기 못하고 그저 히죽히죽 거리고 있었다.
"0점에서 100점이라 정말 노력했구나.. 노력하니까 되는구나"란 생각을 하며
정말 오래간만에 기분이 업되어 있었던 것 같다.
내 자식에게 좋은 일이 생긴 게 이런 감정인가, 산부인과 병원에서 첫째 심장소리 들었을 때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벅차오름과 비슷한 감정이었다.
그때의 감정보다는 작게 몽글몽글 피어나는 기분이었다.
바로 아내에게 "저녁 무조건 외식이야! 이럴 때 뭐든 보상해줘야 해!!"라며 처음 받은 100점을 기억하게 하고 싶었다.
아내는 바로 마트에 가서 가지고 싶어 하던 장난감을 사주고 나를 기다린다고 했다.
퇴근하는 지옥철도 누가 밀쳐도 그저 싱글벙글 웃으며 퇴근을 하고, 첫째가 가고 싶다는 집 근처 중국집을 갔다.
도착하자마자 첫째를 꼭 안아주고 머리를 쓰다듬으며 칭찬을 해줬다.
"아빠는 우리 아들이 너무 자랑스럽다. 실수도 안 하고 정말 잘했어. 정말 대단해! 아빠 너무 좋아~~"라고 계속 칭찬을 해줬다.
사실 그동안 아내와 마음고생도 심했지만,
우리 아이도 노력하면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본 오늘, 정말 기억하고 싶은 오늘이다.
오늘만큼은 모든 게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