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오지 않는 밤

by 바라 봄

요즘 매주 토요일은 새벽에 잠이 안 온다.


평일엔 하루하루 열심히 살고, 토요일은 우리 첫째 상담센터 다녀오고 별다른 감정의 동요가 있는 하루도 아닌데.


늦은 새벽까지 잠이 오지 않는다.


일요일은 항상 다음 주를 버티기 위해 동기부여 영상을 보고 잠이 든다.


유일하게 내 모든 근심, 걱정, 생각에 깊게 잠기는 밤이 토요일인 것 같다.


고민과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으며 끊임없이 고민한다.


프리랜서 개발자로서 현재 있는 프로젝트에서 언제 나갈까 시기적인 고민


프리랜서 개발자들끼리 사업을 한번 해보자고 여섯 명이 모였지만 아직 청사진조차도 나오지 않았다.


요즘 경기도 안 좋은데 정직원으로 다시 돌아갈까


AI 때문에 더 이상 IT 쪽에서 개발자로 살아남지 못하면 무슨 일을 해야 가정을 지킬 수 있을까


24살 때부터 지금까지 개발자로만 살아왔는데 왜 주위를 둘러보지 않았을까


아들 둘 키우는데 아내가 애들한테 말 좀 이쁘게 해 주라고 하는데 너무 츤데레 같다고 했던 말에 대한 고민


내가 잘하는 게 뭘까, 글로 정리를 잘해서 사람들에게 알기 쉽게 전달하는 거?


진심으로 자전거를 좋아하는 거? 자전거 정비 쪽으로 찾아보는 거?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한다고 말도 안 되는 노래 쪽 세상?


글 쓰는 걸 좋아하니까 작가에 도전하는 거?


혼자 사업을 해보는 거? 1인 개발자 창업? 경제적 자유?


요즘 날이 더워서 편두통이 오면 눈앞이 아른거려서 다이어트를 해야겠다는 결심?


첫째 아들이 집에서 아빠랑 숨바꼭질 놀이를 하고 싶다는데 너무 나도 작은 집이라 유튜브로 우리 동네 아파트 시세도 보고, 차 탈 때마다 뒷좌석에 둘째 아들이 계속 운전석을 발로 차서 큰 차로 바꿀까 고민하며 자동차 관련 패밀리카 검색해서 영상도 한동안 보았다.


정말 많은 고민을 쏟아내는 밤이다.


여태 참 인생 단순하게 살았는데, 인생 2회 차가 오려고 하는 건지, 어렸을 땐 그저 흘러가보자란 생각이었지만


지금은 그냥 흘러가기엔 가정이 있고 책임감이 있기 때문에 계획이란 걸 하려고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아직 절박하고 절실하지 않은가


아내에게 내가 하는 고민을 이야기해 보면 그때 그런 상황이 왔을 때 고민해도 늦지 않으니 닥치지도 않은 거 고민하는 건 시간낭비라고 한다.


맞는 얘기지만 고민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토요일은 나에게 그런 밤이다.


마지막으로 자기 전에도 나 자신에게 다시 묻는다.


"내가 좋아하는 게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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