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 첫여름휴가

by 바라 봄

프리랜서에겐 "여름휴가"라는 단어가 낯설다.


SI(시스템개발) 프로젝트를 하면 여름휴가가 없지만 SM(시스템운영, 유지보수)은 연단 위 계약을 하기 때문에 여름휴가를 법적으로 부여해야 한다.


하지만 SM이라고 여름휴가를 무조건 주질 않는다.


수행사 PM(ProjectManager)가 현업 눈치를 보다 보면 다들 가는 여름휴가 기간에 오히려 일을 더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정직원 11년, 프리랜서 7년 정직원 때의 여름휴가는 첫째 아이가 너무 어려서 여름휴가여도 어딜 놀러 가본 적이 없다.


경력 11년을 딱 채우고 퇴사를 하고 , 첫째 아이 네 살 때 지방 여기저기 놀라가 보았지만 첫째 아이에겐 기억이 아예 나지 않는다고 했다.


프리랜서를 하는 동안 여름휴가를 단 한 번도 간 적이 없었다.


여름휴가 준다는 말만 하고 아무 일 없이 넘어간 적이 너무나도 많았다.


현재 SM으로 있는 곳에서 여름휴가를 사용하라고 하여 바로 아내와 여름휴가 날짜를 잡았다.


와이프와 첫째, 둘째 방학이 겹치는 첫 주 바로 이번 주에 여름휴가를 다녀왔다.




현재 첫째가 아홉 살, 둘째가 네 살 예전에 첫째 네 살 때 여기저기 여행을 다녀왔는데 기억이 안 난다고 하니 우리 부부는 고민을 했다.


지방을 딱 골라서 일주일 동안 갈지, 하루하루를 계획하고 놀러 다닐지 고민하다가 후자로 결정하고 계획을 세웠다.


이유는 둘째가 요즘 소위 미운 네 살.. 정말 말을 안 듣는다. 뭐 하나에 꽂히면 바닥에 드러누울 정도로 생떼가 심하다.


울고 생떼 부릴 때 내가 안고 다녀야 하는데, 과연 놀러 가서 둘째를 감당할 수 있을까.


하루하루 끊으면 적어도 잠은 집에서 자니 마음이 편할 것 같았다.


첫째 때처럼 기억은 안나도 즐거웠던 감정은 계속 가지고 있다는 글이 생각이 나서 아내의 계획하에 하루하루 계획을 세우고 우리 가족 첫여름휴가를 진행하였다.


참고로 나의 아내의 MBTI는 ENTJ로 일주일 휴가 계획을 보고, 나는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이걸 우리가 다 할 수 있을까 내심 걱정을 했었다.




첫째 날, 아내가 계획한 첫째 날은 우리가 연애할 때 자주 갔던 회전초밥 무한리필집 가기 + 장보기였다.


구로디지털단지에 갓x스시라는 연애할 때부터 자주 갔던 회전초밥 집이 있다.


여기 초밥집의 최고의 장점은 연어뱃살 초밥이 무한리필 초밥에 해당되어 정말 원 없이 먹을 수 있다.


여기서 연어초밥을 먹으면 다른 데서 먹는 연어초밥은 다 성에 안 차게 된다.


오전 12시쯤 출발하면 가는데 한 시간 잡고, 점심시간이 지나니 사람이 없을 거라 예상했다.


역시나 휴가철이라 경인고속도로부터 차가 막혔다.


초밥집에 도착하고 점심시간이 지나서 그런지 사람이 많지 않았다.


자리를 잡고 초밥을 시키면 기차레일로 초밥들이 배달이 된다.


연애때와 달리 아내와 나는 모든 포커스는 아이들에게 가있는 걸 느꼈다.


아이들 먼저, 애들 먼저 열심히 먹이고 나서 우리는 열심히 먹었다.


정말 연어 초밥을 원 없이 먹고, 집 근처 마트에 가서 장을 보았다.



둘째 날, 키즈풀장 하루 빌리기였다.


아내가 풀장이 달린 펜션 예약을 알아보다 보니 극 성수기에 가격도 비싸고 예약도 쉽지 않았다.


그래서 아내가 생각한 게 키즈 풀장 형태 룸을 하루 빌리는 거였다.


어제 장본 먹거리들을 바리바리 차에 싣고, 차를 끌고 도착해서 업체에서 알려준 넘버키를 누르고 들어가니 바로 앞에 작은 풀장이 있고 키즈카페처럼 예쁘게 꾸며져 있었다.



오전 11시 반 체크인 하고 오후 5시에 나가는 거로 하고 아이들은 오전, 오후 물놀이를 재밌게 했다.


첫째 아들이 수영도 못하는데 생각보다 잠수도 잘하고 물속에서 발차기도 잘하는 것 같아서 수영을 한번 시켜볼까란 생각이 들었다.


정말 여유롭게 시원하게 즐겼던 것 같았다.


마지막에 대여비용(23만 원)을 듣고 놀라긴 했지만 아내의 설득 있는 말에 수긍하였다.




셋째 날, 서울 대공원 동물원 + 원더 파크


수요일 폭염주의보이지만 첫째가 동물을 좋아서, 서울 대공원 동물원을 계획했다.


너무 더울걸 예상했고, 인터넷에 찾아보니 현재 사자가 있는 곳은 공사 중이라고 하여 딱 중간까지만 갔다가 돌아가자고 동선을 짜고 출발했다.


역시나 차는 막혔지만 서울 대공원 주차장을 도착하고 보니 이미 차가 꽤 많았다.


서울 대공원에서 코끼리 열차를 타고 동물원을 도착해서 우리 가족은 발 빠르게 돌아다녔다.


날씨는 따가운 햇살에 정말 덥고, 휴대용 선풍기를 둘째에게 주고 정말 동선을 계획한 데로 돌았다.


동물원 초입에 홍학 - 기린 - 하마 - 코뿔소 - 돌고래 기념관(이야기관) - 물범을 보고


내려오면서 타조 - 얼룰말 - 겜스복을 보았다.



중간에 돌고래 기념관, 여기는 정말 천국이었다.


에어컨이 빵빵하게 틀어져 있어서, 땀에 찌들 이 있다가 기념관에서 꾀 오랫동안 쉬었던 것 같다.


빠르게 내려와서 코끼리 열차를 타고 다시 복귀하여 점심식사를 하고 원더 파크로 들어갔다.


참 신기한 곳이다. 생각보다 별로인데 사진으론 이쁘게 나오는 곳이다.



시청각적으로 이쁜 곳도 많고 키즈카페처럼 놀 수 있는 곳도 몇몇 되었다.


사람이 참 많았다. 커플보단 가족단위가 훨씬 많았던 것 같다.


집으로 가는 길, 다들 뻗어서 아내와 아이들은 잠에 들고 나는 졸음이 쏟아져서 계속 볼과 뒷목을 때리면서 운전을 했다.


집에 도착해서 아이들을 씻기는데 열병이 난 것처럼 몸이 뜨거워서 처음엔 따뜻한 물로 씻겼지만 마지막엔 조금씩 시원한 물로 몸에 열을 내렸다.



넷째 날, 쉬어가는 타임으로 키즈카페 룸 대여 + 공원 물놀이를 계획했다.


둘째 날은 풀장이 있는 곳이지만 여기는 키즈카페 룸이었다.


사람 많은 키즈카페보다 좋은 점은 아빠랑 뛰어놀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이들과 숨바꼭질도 하고 술래잡기도 하는데 첫째 몸놀림이 날렵해졌다.


한번 잡으려고 하면 정말 마음먹고 잡아야 잡혔다.


간단히 두 시간 정도 놀고 바로 앞에 공원에 워터파크처럼 해 놓은 곳을 갔다.


프라이빗한 공간에 편하게 놀다가 사람 많은 곳으로 가니 둘째는 무섭다고 못 들어가고 첫째만 들어가서 놀았다.


30분 놀고 30분 휴식이라 너무 비효율인 것 같아서 첫째만 30분 동안 물놀이를 하고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잠시 마트에 들렀다가 집에 갔다.




다섯째 날, 영종도 원더박스에 갔다.


호텔 안에 있는 작은 놀이공원 같은 곳이었다.


예전 차세대 프로젝트 오픈하고 안정화 기간에 영종도 창고에 세 달 동안 차를 타고 출근한 적이 있어서 가는 길이 너무 익숙해서 다행이었다.


원더박스 자유이용권을 끊고 들어갔는데, 으으 생각보다 너무 덥다.



가족단위 사람들도 엄청 많았고 놀이기구 타려고 계속 줄을 서있는 것도 많이 지쳤다.


아이들이 탈 수 있는 놀이기구가 많았지만 둘째가 키가 작으니 커트라인에 걸린 적이 많고 부모와 같이 타는 것도 불가하다고 하여 나와 둘째는 아내와 첫째가 놀이기구를 타러 가고 옆에서 기다렸다.


휴대용 선풍기를 가져갔지만 배터리가 다 달고 나서부터는 더워서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


원더박스 장점이 중간에 다시 나왔다가 다시 들어갈 수 있었다.




처음에 들어가서 관람차와 이런저런 놀이기구를 타고 잠시 나와서 호텔 중앙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다시 들어갔다.


너무 더워서 다시 들어갔다가 금세 나온 것 같다.


에어컨을 틀었을 수도 있다. 워낙 사람이 많았기 때문에 그 공간에 열기 때문에 더웠을 것 같다.


다음에도 원더박스를 가게 된다면 휴대용 배터리를 챙겨서 휴대용 선풍기를 계속 돌렸다면 기다릴 때 더워서 지치거나 하진 않았을 것 같다.


그날은 둘째가 너무 짜증을 내서 아내와 교대로 둘째를 안고 다니다 보니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집으로 가는 길 역시나 아내와 아이들은 쿨쿨 잠에 들고, 나는 뺨을 때리고 뒷목을 때리며 졸음을 깨우며 운전을 했다.




우리 가족 첫여름휴가 아내가 강약 조절을 잘한 것 같다.


첫째도 집에 오면 "풀장 너무 재밌었어!", "동물원 너무 재밌었어!", "놀이기고 너무 재밌었어!" 말하며 만족해하는 것 같아서 첨 흐뭇하고 행복했다.


전날에 둘째를 너무 안고 다녀서인지 아내는 몸살이 났다.


아내가 "놀이기구는 10년 후에나 가자"라고 말하고 하루 종일 안방에 누워 끙끙 앓고 있었다.


직업상 여름휴가를 못 갈 확률이 많지만 올해의 첫여름휴가를 행복한 추억으로 간직하고 앞으로도 올해처럼 아이들 방학에 맞춰서 할 순 없겠지만, 여름휴가는 반드시 가야겠다란 다짐을 하게 되었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행복 그 자체라고 생각한다.


여름휴가를 계획하는 다른 분들도 계획대로 잘 다녀오셨으면 좋겠다.


날씨가 더우니 쿨링 관련 제품이나 휴대용 선풍기, 선풍기가 꺼지지 않게 휴대용 배터리는 꼭 지참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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