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는 합니다만

by 바라 봄

매주 토요일 우리 첫째 아들 난독증 관련 언어치료 상담센터를 간다.


오전 11시 반까지 차로 가려면 40분 정도 소요된다.


조금이라도 늦을까 봐 조급함에 마음이 초조하다.


부지런히 운전을 해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우리 아들과 우산을 쓰고 늦지 않게 상담센터에 도착했다.


앞에 의자에 앉아있으면 담당 선생님께서 나오셔서 아이를 데리고 들어가는데, 10분을 기다려도 선생님이 안 나오신다.


보통 들어가서 30~40분 상담을 하는데 벌써 10분이나 지났다.


"아빠 선생님 목소리 들려~"라고 아들이 얘기를 한다.


아내에게 핸드폰 메시지로 "지금 도착해서 10분도 넘게 기다리고 있어"라고 말하니


아내가 "앞에 데스크에 앉아있는 센터장한테 얘기해, 이거 상담하는 애 부모가 선생님 붙잡고 있는 거야."라고 했다.

나는 바로 데스크 앞에 가서 센터장님에게 "○○○ 선생님 상담 중이신가요?"라고 말하니 센터장님은 "네~"라고만 대답한다.


"지금 저희 아들 상담시간인데.. 15분이 넘었는데 선생님이 안 나오세요."라고 하니 센터장님도 놀란 표정으로 달력을 넘겨보시더니 상담실로 가서 문을 확 열었다.


무언의 경고 같은 행동이었는지 다섯 살 정도 되어 보이는 남자아이와 아이 엄마가 선생님과 나왔다. 나오는 중에도 아이 엄마는 계속 선생님에게 뭔가를 얘기하는데 짜증이 울컥 올라왔다.


첫 상담인가 생각도 들면서 우리 아이 상담시간을 뺐었으면서 사과는커녕 자기 아이 챙기기 바빴다.


분명히 아내와 같이 왔으면 불같이 싸웠을 것 같은 상황이었지만, 나도 한마디 하려고 하는 순간, 아이가 아이엄마에게 말하는 소리를 듣고 화가 사그라들어 잠자코 있었다.


"엄마! 으으아에에으으"


"물 마시고 싶어? 잠깐만~"


우리 첫째 아들 다섯 살 때 같았다. 우리 아들도 또래보다 말을 늦게 했었다.


우리 아들도 다섯 살 되던 해 6월쯤부터 말을 하기 시작했다.


그전엔 "엄마" "아빠" " 할미" "할비" "고모" "빠빠" 단어 말고는 말을 "으으아아" 밖에 못했다.


어린이집 선생님들도 언어치료를 받으라고 한 적이 있다.


고민하던 차에 뒤늦게 말문이 터져서 말을 한 케이스였다.


옛날 생각도 나면서 이해는 가지만 이미 지나간 20분은 어쩔 수 없었다.


아들이 들어가서 30~40분 지난 후 부모 상담으로 내가 들어갔다가 나오니 우리 뒤에 상담 타임 아이 엄마도 센터장에게 항의하고 있었다.


평소보다 상담시간 절반이 딜레이 되었으니 화가 날 법도 했다.


다음 타임, 다다음 타임 계속 20분씩 밀렸을 것 같다.


충분히 이해는 가지만 자기 아이가 소중한 만큼 다른 아이 상담시간도 소중하다는 걸 인지했으면 좋겠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