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한 관상 이야기

술자리에서 차장님이 본 내 관상 이야기

by 바라 봄

2년 전, 개발자 400명이 투입된 규모가 매우 큰 차세대 프로젝트를 했었다.


엄청 타이트한 개발 일정으로 매일매일 야근을 했다.


일찍 퇴근하면 저녁 8시, 늦으면 대중이 없었다.


적어도 막차가 끈기기 전에는 퇴근을 했었다.


나름 일찍? (저녁 8시) 퇴근을 하게 되면 친분이 생각 차장님들, 책임님들이랑 술을 한잔 할 때가 많았다.


그날도 퇴근을 하는데 다른 파트 차장님이 "1시간 컷? 콜?" 하시며 한잔하러 술집을 가게 되었다.


나보다 6살 많으신 40대 후반 차장님이셨는데 이런저런 개발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나 관상 잘 봐~ 관상 공부 7년 넘게 했어~"라고 하시길래 한번 봐달라고 넌지시 말씀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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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님의 첫마디에 머리 위에 느낌표가 딱 뜨면서 신빙성이 있어 보였다.


"코가 살짝 휘었네?! 음.. 그래도 콧대가 있어서 괜찮을지도?"


중학교 2학년 때, 4살 때부터 친구였던 친구네 반을 놀러 가면 거기 반 짱이란 놈이 자꾸 시비를 걸어서 정말 크게 싸운 적이 있었다.


싸우다 복도 계단으로 같이 굴러 떨어졌는데도 정말 미친 듯이 싸웠었다.


학생주임 선생님한테 걸려서 무승부로 끝났었다.


그때는 아마 결판 내고자 방과 후에도 싸웠으면 누구 하나 죽었을 것 같았는지 2차 전은 하지 않았다.


양쪽 입안이 다 터지고 눈동자에도 피가 고이고 아마 그때 코에도 골절이 있었는데 지나쳤던 것 같다.


주위 사람들은 인지를 못하다가 내가 코가 살짝 휘었다고 말하면 그때부터 그렇게 보인다고 했었다.


이런 사정을 차장님께 말씀드린 적이 없는데 바로 맞춰서 엄청 신기했다.


"눈썹 안에 점이 있네. 눈썹 숱도 많이 없어서 점이 보여. 이거 안 좋아. 근데 시선이 눈매로 가서 이것도 괜찮은듯해."


뭔가 내 얼굴을 보고 특징을 다 찾아내는 것 같아서 정말 관상 볼 줄 아시는구나 생각이 들었다.


"귀가 부처님 귀네. 귓불이 기네. 근데 귀가 접혀서 정면으로 봤을 땐 큰 귀가 안 보여. 이것도 안 좋은 관상이야. 근데 손 좀 보여줘 봐. 손이 예쁘네. 그럼 괜찮아."


나는 바로 "귀 얘기하다가.. 안 좋다면서 손이랑 뭔 상관이에요??"라고 물어보니


"다~ 상쇄하는 것들이 있어. 결론은 관상이 평범하다~ 근데 코는 성형하든 바로 잡았으면 좋겠네."


"성형하면 얼굴 본판이 아니잖아요. 성형으로 바뀌어도 관상에 영향이 있어요?" 여쭤보니


"성형해서 바뀌는 얼굴도 사람들이 바라보는 본인 얼굴이라 관상에 영향이 있어."


좀 더 이런저런 하는 말씀을 들어보면 그냥 내 성격과 얼굴이 맞다고 하셨다.


그리고 의미심장하게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말씀하신 부분은


"사람 너무 믿지 마요. 언제 한번 뒤통수 크게 맞을 것 같아! 그리고 사업 생각 있으면 작게 해야 성공해. 차장님(나) 그릇이 크지 않으니 딱 어느 수준에 만족하고 살아야 해요."


마치 득도한 도인이랑 상담하는 느낌이었다.


태어나서 누군가 관상을 봐주거나 한 적이 없었는데 참 신기한 경험을 한 것 같아서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게 남아 있다.


"관상은 과학"이란 말이 있는데 어디까지 믿고, 어디까지 무시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조금은 믿는 방향으로 생각이 바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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