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 근종 환자에게 좋은 음식: 전복
나 어릴 적에는 전복이 비싸 죽으로나마 겨우 먹었다. 내장 하나 버릴 것이 없다며 어머니는 푸르스름한 전복죽을 한솥을 끓여 나눠주시곤 했다. 모락모락 김이 나는 전복죽을 바라보면서도 나는 왠지 먹지 말아야 할 것을 아깝다는 이유로 먹는 듯하여 그 푸르스름한 전복죽이 싫었었다. 무엇보다 값비싼 일식집에서 나오는 하얗고 뽀얀 속살의 전복을 투명하게 내놓은 죽을 먹고 싶었다. 그래서 조각조각 발려진 살만 골라 전복을 먹기도 했다. 그게 전복에 대한 어린 시절 나의 기억이다.
어른이라고 부를 수 있는 나이가 된 지금은 그 귀하기 귀했던 전복은 양식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동네 어느 마트에만 가도 볼 수 있게 되었고 전복 요리 전문점도 곳곳에 생겨났다. 하지만 여전히 전복은 나에게 귀한 맛이다. 어린 시절 기억 때문인지 오돌거리는 전복회와 부드러운 전복죽을 생각만 하여 입안에 침이 고인다. 지금은 그렇게 싫어하던 전복 내장의 감칠맛도 즐길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
이번 제주에서 무엇보다 기대했던 것이 전복이었다. 그 깊고 푸른 바닷물을 먹고 자란 제주 전복이 육지 전복과 맛이 다를까 싶어 두근거렸다. 제주에서 3박 4일을 머무는 동안 전복을 먹은 횟수는 총 3번, 3가지 메뉴이다.
원래는 명진 전복을 가고 싶었다. 하지만 명전 전복은 안타깝게도 화요일 휴무였기에 발걸음을 돌려야만 했다. 차도 없고 버스와 자전거로 시작한 여행이었기에 아쉬움은 너무나 컸었고 쉽사리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 안타까울 무렵 명진 전복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떨어진 평대 해녀촌 식당을 발견했다. 사실, 배가 고픈데다 전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 ‘해녀촌’이라는 이름 하나만 보고 충동적으로 들어갔다.
나이가 지긋한 해녀들과 동네 어른들이 삼삼오오 모여 술을 마시는 음식점이라 세련된 인테리어도 정갈하고 위생적인 환경은 아니다. 원산지 표기법도 없어 제주 전복이라는 점도 확인할 수 없었지만 그냥 푸근했다. 해녀들의 노곤한 삶을 미디어로 봤기 때문일까 불편한 가게 환경에 어쩐지 수긍이 갔다. 전복구이는 껍데기와 내장이 통째로 구워져서 나온다. 안타깝게도 버터향이 너무 강해 토속적인 제주 해녀와 어울리지 않는 맛이었다. 다른 가게의 전복 구이를 맛보지 못했기에 비교 대상은 없지만 해녀촌에서 먹은 전복이라는 점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평대 해녀촌을 다녀온 다음 날, 명진 전복을 다시금 가고 싶어 평대리 쪽을 향했다. 오후 2시에 도착했는데 대기가 1시간 30분이라고 했다. 그 시간 그대로라면 3시 30분에나 점심을 먹을 수 있었다. 그 날은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바람에 신발과 옷은 다 젖고 발 뒤꿈치도 까진 상태라 도저히 오래 기다릴 수가 없어 옆집 종가 전복으로 향했다. 아무래도 명진 전복과의 연은 없나 보다.
종가 전복의 전복 돌솥밥 음식 구성은 고등어 생선에 3-4개의 밑반찬과 국, 돌솥밥으로 명진 전복과 특별히 다른 점은 없었다. 밑반찬도 달지 않아 깔끔했고 가짓수도 많지 않아 돌솥밥의 맛에 집중할 수 있어 좋았다. 전복 내장이 섞인 밥을 덜어내 솥에는 따뜻한 물을 부어 누룽지를 만든다.
고슬고슬한 밥은 내장이 섞여 고소하니 감칠맛이 났다. 입안 가득 넣어 고등어 한 점과 먹으니 제주 비바람에 고되었던 마음이 다 녹이는 듯하였다. 누룽지 역시 깍두기와 한입 넣으니 세상 뿌듯한 맛이다. 원산지가 어딘지 정확히 알기 어렵다는 점만 제외하면 정말 위로받기 좋은 소박한 밥상이었다.
성산일출봉이 바라보이는 횟집에서 정말 큰 결심하고 다금바리 회를 시키자 귀한 전복회가 한 접시 나왔다. 해삼이니 갈치, 고등어 등이 같이 나왔지만 무엇보다 전복에 마음이 쏠린다.
‘그래, 이 식감이다.’ 기름장에 톡 찍은 싱싱한 전복회를 어금니로 아작아작 씹을 때마다 전복 특유의 오돌거림이 전해진다. 역시 두말할 필요 없다. 전복회는 전복회다!
전복은 약 70%가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고 탄수화물은 25% 내외인 고 단백질 음식이다. 소고기, 돼지고기와 같은 붉은 육고기로 얻는 단백질이 아닌 해산물로 얻는 단백질이기 때문에 자궁 근종 환자에게 좋은 식재료이다. 전복의 단백질은 타우린, 메티오닌, 시스테인 등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타우린의 경우 알콜성 간 손상을 예방하고 간의 지방을 낮춰 건강한 간을 만드는데 도움이 된다.
직접적으로 전복이 자궁근종에 영향을 미치는 자료는 찾지 못했다. 특이한 점은 자궁 근종 세포가 많을수록 타우린의 양이 적다는 것이다. 하지만 타우린의 양을 늘인다 하여 자궁 근종 세포가 줄어든다는 연관성은 알 수 없다.
적어도 전복에 들어있는 여러 아미노산, 특히 타우린이 간에 좋다는 점에서 간접적으로나마 에스트로겐을 조절하는데 영향이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타우린을 과다 복용한다해서 크게 부작용이 생길 것 같진 않다. 자궁 근종 환자인 나로서는 마음 편히 먹을 수 있는 식재료가 추가된 셈이다.
출처
-Wikipedia, Taurine
-Taurine: Protective properties against ethanol-induced hepatic steatosis and lipid peroxidation during chronic ethanol consumption in rats
-Estradiol decreases taurine level by reducing cysteine sulfinic acid decarboxylase via the estrogen receptor-α in female mice liver
-Taurine increases bile acid pool size and reduces bile saturation index in the hamster.
-Metabolic profile of uterine leiomyomas intact tissue using high resolution magic-angle Spinning 1H NMR spectroscop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