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통 줄이는 신통방통한 찜질

Jul 9. 2017

생리가 시작하기 1주일 전

한 달에 한 번, 여자이기 때문에 겪는 인내의 일주일은 나에게도 잔인하다. 생리가 시작하기 4-5일 전부터 허리가 욱신거리기 시작하고 이유모를 불쾌감에 기분이 나빠진다. 생리가 시작하는 둘째 날에는 요통 때문에 부지기수로 잠을 깬다. 그래서 통증이 심할 때는 진통제를 4-5시간마다 섭취한다. 때로는 설사를 하거나 구토를 하는 등의 과한 반응이 일어난다.

남편은 DIM을 섭취하면서 생리 전 증후군이 줄어들었다고 이야기한다. 나는 크게 변화를 못 느꼈는데 남편이 '감정 기복도 줄고 덜 예민해져.'라니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DIM도 생리통은 줄여주진 않았다. 나의 애증 하는 7cm 근종이 생리 요통의 원인이기 때문에 근종이 줄어들지 않는 한 생리통이 계속될 것이다. 또한, 임신 시에도 근종이 허리를 압박해 다른 임산부에 비해 요통이 심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생리통과 멀어질 수 없는 숙명이라 생각했다.

찜질기가 날려준 생리통

남편이 생리통으로 고생하는 날 보더니 인터넷으로 온 찜질기를 주문했다. 2만 원 이하의 저렴한 상품이라 부담스럽지도 않았다.

대망의 생리가 시작되었다. 역시나 복통에 비해 요통의 강도가 심했다. '이 때다.'싶어 주저 없이 온 찜질기를 배와 허리에 번갈아 가며 올렸다. 전기 충전 10분으로 2시간 이상 온기가 지속된다고 하니 찜질기가 식을 걱정도 없다. 따뜻한 온기가 배와 허리 속으로 전해지면서 온천에 들어온 듯 온몸이 노곤 노곤해졌다. 생리가 끝날 때까지 틈나는 대로 사용해 하루 평균 3시간 정도 사용하였다.

이 덕분인지 복통과 요통을 포함한 생리통이 혁신적을 줄었다. 뻣뻣했던 허리와 팽창감이 느껴졌던 배는 한껏 부드러워져 일상생활을 하는데도 무리가 없었다. 생리 시기마다 복용했던 진통제도 1/3 가량 줄었다.

왜 찜질이 생리통에 좋을까?

배란 이후 생리를 시작하면 여성의 자궁에는 프로스타글란딘이란 생리물질을 분비한다. 1) 이 생리물질은 자궁 근육을 수축시켜 허물어진 자궁벽을 외부로 보내는 역할을 한다. 이것이 우리가 흔히 부르는 생리혈이다. 분비된 프로스타글란딘은 자궁 주위는 물론 장, 기관지의 혈관과 근육은 수축시켜 생리통과 함께 구토, 설사, 어지러움 등이 유발시킨다. 2) 그래서 프로스타글란딘이 리셉터와 만나 합성되는 과정을 막는 프로스타글란딘 합성 억제제(NASIDs)가 대표적인 생리통 진통제다. 3)

찜질은 수축된 혈관과 근육을 이완시켜 혈액 순환이 잘되는 원리로 생리통을 줄인다. Cathy R Kessenich는 월경곤란증을 호소하는 여성을 대상으로 찜질을 했을 경우 진통제의 일종인 이부프로펜을 이용하는 것만큼 효과가 있음을 밝혀 냈다. 4)

좌훈이나 원적외선 온열요법도 이와 마찬가지 원리다. 서울대학교 연구진은 좌훈이 하복부의 피부 온도를 상승시켜 생리통을 완화시킴을 밝혀냈고 5) 초당대학교 연구진도 원적외선 방사체를 가열하여 42~45℃의 균일한 온도를 하복부에 쬐면 월경곤란증 완화에 효과적이라는 연구자료를 발표했다. 6) 이외에도 찜질과 유사한 방식이 생리통 완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자료는 다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