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봄날을 위한 봄맞이 식사

by 룡이

얼마 전, 봄을 맞아 미나리를 이용한 요리를 만들어 남편과 식사를 했어요. 저렴한 가격으로 기분 내고 싶은 날이라 평소 먹던 음식과는 다른 음식을 준비했었어요. 괜히 그럴 때 있잖아요. 근사한 식당에서 맛있는 코스 요리를 사랑하는 사람과 먹고 싶을 때. 하지만 통장 잔고는 슬프게도 도와주지 않을 때. 그래서 식당 같은 근사한 분위기는 뒷산의 봄 풍경에게 맡기고 저는 맛있는 요리를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임했습니다. 그래서인지 더 즐거웠던 봄맞이 식사를 다른 분들과 나누고 싶었어요. 맛있는 음식은 나눌수록 더 맛있어지잖아요.






미나리 파스타

길고 길었던 겨울이 끝나고 나뭇가지 끝자락에 초록잎이 솟아날 즈음엔 식탁의 풍경도 푸릇해집니다. 겨우 내 보기 힘들었던 푸른 잎사귀들을 마구마구 먹고 싶어 져요. 봄이 제철인 식재료 중 저는 미나리를 가장 많이 먹어요. 고수, 바질같이 향채를 좋아해서기도 하지만 미나리 향을 맡으면 '정말 봄이구나.'하고 마음이 두근거립니다. 거기에 가격도 저렴하고 주스, 페스토, 매운탕 등 음식에 넣기만 해도 특유의 향이 있어 음식에 포인트를 주기 좋아요.



미나리 파스타 만들기

미나리 파스타는 차가운 파스타로 해 먹기 좋습니다. 거기에 동물성 재료가 들어가지 않은 비건 파스타예요. 만들기도 아주 쉽습니다. 미나리 페스토에 파스타를 섞어주면 되거든요. 미나리 페스토를 만들기 위해서 미나리 한단을 올리브 오일 2스푼, 마카다미아나 아몬드, 잣 같은 견과류 한 줌과 갈아줍니다. 소금으로 간을 맞추면서요. 푸드 프로세서의 모터를 쉬어주면서 3-5분 정도 갈아주면 걸쭉한 페스토가 됩니다. 그럼 미리 삶아 놓았던 파스타 면을 막 갈아놓은 페스토와 섞어주면 끝입니다. 미나리 페스토는 활용도가 좋아 빵에 발라먹기도 좋고 크래커와 함께 간식으로 먹어도 맛있습니다.



미나리, 마음 편히 먹을 수 있을까?

대표적인 알칼리성 채소로 산성화 된 우리 몸을 중화시키는 걸로 미나리는 유명하죠. 무기질과 식이섬유도 풍부해서 혈당 수치를 낮춰주고 혈액을 맑게 해준다고 해요. 혈액 속 나쁜 콜레스테롤도 낮춰주는 역할을 해서 고혈압, 고지혈증 같은 혈관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무척이나 좋은 식재료입니다.

자궁 근종엔 어떤 작용을 할까 무척이나 궁금하지 않아요? 저는 너무 궁금해서 찾아봤습니다. 직접적으로는 미나리에 들어있는 풍부한 칼슘의 양이 근종 환자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걸로 예상돼요. 미국의 한 연구 결과에서 혈액 속 칼슘의 양이 풍부한 여성들이 자궁 근종 발병률이 낮거나 크기가 작은 것으로 나왔기 때문입니다. 간접적으로는 미나리가 근종의 원인이 될 수 있는 환경 호르몬, 미세먼지, 황사로 인한 중금속 배출을 도와주고 혈당 수치 상승을 막아주기 때문에 챙겨 먹으면 좋은 식재료라는 의견입니다.







미나리, 레몬 소스를 곁들인 가자미 구이



남편은 프랑스와 이태리 요리를 좋아합니다. 하지만 버터와 생크림, 기름을 많이 사용하는 프랑스 요리법이 평소 제가 먹는 식재료와 충돌이 있어 자주 먹진 않아요. 그러다 보니 남편도 자연스레 버터, 고기, 소시지 같은 음식을 가뭄에 콩 나듯 먹고 있습니다. 맨 빵에 버터만 발라도 행복해하는 남편을 알기에 가끔씩은 안쓰럽기도 해요. 그래서 이 날은 버터와 생크림을 이용해 만든 소스를 곁들인 프랑스식 가자미 구이 요리로 일탈(?)을 감행했습니다. 물론 정량보다 적은 버터를 사용하고 붉은 육고기 대신 생선으로 단백질 섭취를 대체했습니다.



프랑스식 가자미 구이 만들기

뼈를 추린 가자미에 약간의 소금을 뿌리고 올리브 오일을 바릅니다. 육고기처럼 오래 숙성시킬 필요 없이 간단하게 간만 할 정도예요. 그리곤 올리브 오일과 버터를 녹인 프라이팬에 껍질부터 구워냅니다. 생선 비린내 제거를 위해 화이트 와인이나 미림을 뿌려도 좋아요.

소스는 만들기 더 쉽습니다. 생크림 한 컵약간의 버터를 약불로 녹인 냄비에 미나리를 잘라 넣고 레몬즙을 짜 넣습니다. 그리곤 약간 걸쭉할 즈음까지 약불로 끓여요. 중간중간 쉬이쉬이 저어주면 자글자글 소리를 내며 졸아듭니다. 그럼 레몬과 미나리의 향이 진하게 배여 나올 거예요. 그래도 역시나 버터가 소스의 포인트입니다! 하하. 그래도 정량보다 적게 넣어주는 센스는 잊지 않았습니다

소스를 자작하게 깔고 오븐에 구운 방울토마토를 가니쉬로 올린 후 구운 가자미와 향긋한 미나리 잎을 장식하면 프랑스 레스토랑에서 사 먹는 것만큼 맛있는 가자미 구이가 완성돼요.



이날 식재료를 살펴보니 미나리가 주로 많이 쓰였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나리의 향이 거북하거나 부담스럽지 않았습니다. 남편은 저만큼 향채를 좋아하지 않음에도 그릇을 싹싹 비웠으니까요. 나름 입맛이 까다로운 남편에게 '쌍 따봉'을 받은 날이라 '요리한 맛'나더군요. 역시나 맛있게 먹어주는 것만큼 기운 나는 응원이 없는 것 같아요.



맛있는 음식은 일상의 묘미



함께 먹었던 음식의 맛과 향은 그 날의 추억을 자연스럽게 부릅니다. 여행을 가도 '거기서 그거 먹었잖아. 처음 먹어본 음식이었는데 그 식당 분위기도 좋았어.'라며 기억을 떠올려요. 그래서 건강을 챙기는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족이나 친구들과 맛있고 즐거운 식사 자리를 갖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행이나 기념일도 마찬가지에요. 맛있는 음식은 일상의 묘미죠. 특별한 날이나 가족 모임, 지인 모임이 있을 땐 제 식습관 기준을 들이밀기보단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먼저 살핍니다. 저는 스스로 음식을 조절해서 먹으면 되잖아요. 돼지고기를 구워 먹는 삼겹살 집에 가기로 했다면 고기는 적게 먹고 밥이나 된장찌개, 쌈야채를 많이 먹는 식으로요.


기분 좋은 일탈이 주는 로맨틱한 하루

이 날도 그런 의미에선 로맨틱한 하루였어요. 남편이 아이처럼 좋아할 모습을 상상하며 가자미를 손질하고 미나리 향을 맡아 보기도 하고 버터를 얼마나 덜 넣을까 고민했던 그 과정들이 낱알의 진주를 모아 만든 목걸이처럼 아름다웠습니다. 이렇게 선물처럼 만든 기분 좋은 일탈이 일상을 꽤나 특별하게 만들어 주어 기분이 좋습니다. 아마, 가자미를 보면 이날의 분위기가 떠오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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