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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래식한게 좋아 2시간전

네 잎클로버

푸른 들판을 지나며

푸른 들판을 보면 네 잎 클로버를 찾아볼까?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셋보다는 넷이 더 특별하다고 믿었던 저는, 작은 손을 뻗어 수많은 클로버 잎 사이를 헤매곤 했습니다. 그중 하나는 분명 네 잎을 가진 행운의 클로버일 거라고, 그 작은 확신이  마음을 두근거리게 했습니다.


들판에 엎드려 네 잎 클로버를 찾는 시간이 얼마나 즐거웠던지요. 주변에는 노란 햇살이 내려앉고, 머리 위로는 파란 하늘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손끝에 닿는 클로버 잎은 부드럽고 싱그러운 냄새가 났으며, 바람이 살랑살랑 불 때마다 들판의 풀잎들은 파도처럼 흔들렸습니다. 한 잎, 두 잎, 세 잎... 네 잎짜리가 나올 때까지 멈추지 않았습니다. 마침내 네 잎 클로버를 발견했을 때의 그 기쁨은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죠. 손에 꼭 쥐고, 혹시라도 잎이 찢어질까 조심스럽게 다루었습니다.


잎 클로버를 찾지 못한 날에는 토끼풀 꽃반지를 만들며 위안을 삼았습니다. 작은 꽃잎을 하나하나 엮어 손가락에 맞는 반지를 만드는 일은 또 다른 즐거움이었습니다. 토끼풀의 꽃잎은 작고 앙증맞아서, 만드는 내내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나란히 앉아 서로의 손가락에 꽃반지를 끼워주며, 우리만의 비밀을 나누곤 했습니다. 그 꽃반지는 우리의 우정처럼 작지만 소중한 보석이었고, 그 순간만큼은 세상의 어떤 보석보다도 빛나는 것이었습니다.


어느덧 해가 지고, 들판을 벗어날 때쯤,  늘 네 잎 클로버와 토끼풀 꽃반지를 품에 안고 집으로 돌아가곤 했습니다. 마치 보물을 챙기듯 말입니다. 그 어린 시절의 들판은 언제나 특별한 곳이었고, 네 잎 클로버와 토끼풀 꽃반지는 마음속 깊이 간직된 소중한 추억이 되었습니다.


지금도 가끔 들판을 지날 때면, 문득 그때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네 잎 클로버를 찾던 작은 손, 토끼풀로 만든 꽃반지,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순수한 행복. 어린 시절의 그 맑고 투명했던 순간들은 여전히  마음속에서 반짝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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