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와 도넛을 먹을 때면 어릴 적, 방 안을 가득 채우던 달콤한 향기가 기억납니다. 겨울이든 여름이든 상관없이, 엄마는 가끔씩 직접 도넛과 꽈배기를 만들어 주셨습니다. 작은 부엌에서 솟아오르던 기름 냄새는 곧이어 입안에서 녹아내릴 달콤한 맛을 예고했지요.
엄마는 손끝에서 피어나는 그 감촉을 사랑하셨던 것 같습니다. 부드럽게 반죽을 만지며 살짝 미소를 띠던 모습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둥글게 만들어진 도넛과 길쭉하게 꼬여진 꽈배기는 어느새 기름에 풍덩 빠졌고, 노릇노릇하게 익어가는 그 모습을 지켜보는 동안 제 마음은 기대감으로 부풀었습니다. 이제 막 다가온 아침의 여유로움 속에서, 뜨거운 도넛을 입에 물고 한 입 베어 물 때의 그 따뜻함은 온 세상이 평화롭다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꽈배기는 도넛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습니다. 단단하게 꼬여 있는 모양이 재미있어서, 손으로 꼭 쥐고 한 입씩 베어 먹으면, 그 단맛이 점차 퍼져 나갔습니다. 엄마는 늘 그 꽈배기를 조금씩 더 꼬아 모양을 낼 때마다, 저에게 말없이 미소를 지어 보이셨습니다. 그 미소 속에는 제가 어서 자라서 이 꽈배기처럼 단단하고 씩씩한 아이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어른이 되어 바쁜 일상 속에 잠시 잊고 지내는 일이 많지만, 가끔 달콤한 쿠키를 먹으며 문득 떠오르는 그 시절의 기억들은 여전히 제 마음 한구석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때의 도넛과 꽈배기, 그리고 엄마의 미소가 담긴 그 따스한 순간들은 저에게 소중한 보물입니다.
요즘은 정말 다양한 도넛과 빵들이 많지만 엄마가 해주시던 맛과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 저는 여전히 그 추억을 떠올리며 웃습니다. 어린 시절의 저로 돌아간 듯, 그 달콤한 향기 속에 잠시 머물러보는 것은 어쩌면 저만의 작은 행복일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