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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래식한게 좋아 Sep 12. 2024

 꿈꾸던 공간 "다케오 시립 도서관"

4월 어느 봄날의 다케오

꿈꾸던 공간 "다케오 시립 도서관"


도서관은 언제나 특별한 장소지만, 해외의 도서관을 찾는다는 것은 조금 다른 의미를 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단순히 책을 읽기 위해서라기보다는, 그곳에 담긴 시간과 공간을 느끼고 싶기 때문 아닐까요?


도서관에 들어설 때마다 느껴지는 그 나라만의 공기, 책장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 사람들의 속삭임이 주는 낯설지만 따뜻한 감각은 다른 어느 곳에서도 찾기 힘든 묘한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도서관은 세상의 소란에서 잠시 벗어나 내면의 고요를 찾을 수 있는 장소입니다. 익숙지 않은 풍경 속에서 나 자신을 더 선명하게 바라보게 되고, 낯선 책의 페이지를 넘기며 내가 몰랐던 새로운 세계로 초대받는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지난봄 사가현의 다케오 도서관을 방문했습니다.


사람과 공간을 잇는 특별한 도서관


일본 사가현에 위치한 다케오 시립 도서관은 전통적인 도서관의 고정관념을 깨고, 사람들에게 새로운 독서 문화를 제안하며 그 자체로 하나의 문화 공간이 되었습니다. ‘지적 자본론’에서 언급된 이 도서관은, 단순한 도서관 이상의 의미를 지닌, 지적 자극과 감성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장소로 묘사됩니다.


먼저, 다케오 도서관에 들어서면 일반적인 도서관과는 다른 따스한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차가운 철제 선반과 딱딱한 책상이 아닌, 나무로 만들어진 책장이 둘러싼 공간은 자연의 온기를 담고 있죠. 그곳에 앉아 책장을 넘길 때, 시간이 멈춘 듯한 고요함 속에서 책과의 깊은 대화를 나누게 됩니다.

또한, 이곳은 서점과 카페가 함께 있어 일상 속에서 책이 더 친숙한 존재로 다가오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책을 고르고 읽으며, 바로 그 자리에서 커피 한 잔을 즐길 수 있는 자유로운 분위기. 독서가 무언가 의무적인 것이 아니라, 삶의 한 부분이자 일상 속의 작은 행복임을 깨닫게 합니다.


도서관 자체가 열려 있는 공간처럼 느껴지는 것도 인상적입니다. 도서관의 외부는 넓은 잔디밭과 자연으로 둘러싸여 있어, 독서에 대한 경계가 책 속에서 자연으로까지 확장되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책을 읽다가 창밖을 바라보면, 자연과 하나 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이곳에서는 지식이란 단순히 머릿속에 채워지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삶의 일부로 흘러들어옵니다.

다케오 도서관은 이처럼 책을 통해 공간과 사람을 연결하고, 독서가 삶과 어떻게 어우러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도서관입니다. 책을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한 번쯤 꼭 찾아가고 싶은 꿈의 공간이자, 지식이 감성으로 변하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도서관 내부에 자리 잡은 스타벅스


다케오 도서관의 스타벅스는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공간이 아니라, 책과 사람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만남의 장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도서관 한편에 위치한 스타벅스에서는 향긋한 커피 향이 퍼져 나가고, 사람들은 책을 읽거나 친구와 대화를 나누며 그 공간을 누립니다. 이곳에서는 커피 한 잔을 사이에 두고 지식과 감성이 함께 흐르는 듯한 여유가 느껴집니다.


 사람들이 자유롭게 책을 들고 스타벅스에 앉아 시간을 보내는 모습은, 독서와 커피가 어떻게 생활 속에 녹아들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다케오 도서관의 스타벅스는 단순한 상업 공간을 넘어, 사람들에게 책을 더 가까이 느끼게 하는 창구가 되었어요.


전통적인 도서관이 가지는 엄숙함이나 고요함에 머무르지 않고, 책을 읽는 행위 자체를 더 즐겁고 일상적인 경험으로 변화시킵니다. 커피 한 잔을 곁들여 책을 읽는 순간, 책과 커피, 그리고 그 공간이 하나로 어우러져 마음속에 작은 위로 행복을 선물하는 느낌니다.

그리고 이 도서관은 단순히 지역의 도서관이 아니라, 지방 재생 프로젝트의 핵심으로 자리 잡은 상징적인 공간입니다. 과거에 침체되었던 사가현의 작은 도시 다케오시는, 이 도서관을 중심으로 다시 활기를 되찾게 되었습니다. 낡고 오래된 도서관을 리모델링하면서,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외부 관광객들까지 끌어들일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시켰죠. 새로운 독서 공간의 창출은 단순히 문화적 가치만을 제공한 것이 아니라, 지역 경제와 공동체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었습니다.


도서관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여들고, 그곳에서 다양한 문화 행사가 열리며 지역의 활력이 다시 불어넣어 졌습니다. 도서관은 책을 읽는 장소를 넘어서, 사람들 사이의 교류와 소통의 장으로 변모했어요. 이 과정에서 다케오 도서관은 단순한 지방 도서관이 아닌, 한 지역의 꿈과 재생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이곳에서 커피와 책을 마주하며 느끼는 감성은 단순한 휴식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것은 지역의 회복, 그리고 사람이 모여드는 힘을 상징하는 소중한 경험이죠. 다케오 도서관은 우리가 책을 통해, 그리고 사람과 공간을 통해 어떻게 다시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는지 보여주는 감동적인 장소입니다.




"당신이 누구든 어디에 있든 어떠한 일을 하든, 기획자가 되어라 디자이너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자유롭게 살아갈 각오를 하라 "

일본의 경제학자 이치로 오시마(大前 研一)의 책  지적자본론에서 비롯된 유명한 구절입니다. 이 문장은 우리가 직면한 다양한 환경 속에서, 각자 스스로의 삶을 기획하고 설계하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단순히 직장에서 주어진 업무만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자신의 일과 삶을 디자인하는 능력을 기르라는 메시지입니다.


지적 자본론은 경제적 자본 외에도 "지적 자본, " 즉 개인이 쌓아 올린 지식, 경험, 그리고 통찰이 오늘날의 경쟁 사회에서 중요한 자산이 된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오시마는 이 지적 자본을 토대로 주도적인 기획자가 되어 자신의 삶과 일을 창조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는 변화무쌍한 사회에서 생존하고 성장하는 핵심 능력으로, 자신이 위치한 환경에 상관없이 항상 기획자로서의 마인드셋을 유지해야 함을 강조합니다.


삶을 기획한다는 것은 단순히 목표를 세우는 것이 아니라, 주도적으로 상황을 분석하고, 문제를 해결하며, 새롭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실행하는 것입니다.


다케오 도서관은 책 대여 공간을 넘어 지역 사회의 중심으로, 사람들의 교류와 지적 성장을 촉진하는 장소입니다. '지적 자본론'에서 강조된 지적 자본의 중요성은  도서관에서 더욱 빛을 발합니다. 지식을 축적하고 공유하는 것이 개인과 사회의 발전을 이끄는 핵심임을 보여줍니다. 다케오 도서관은 공간이 주는 힘, 그리고 그 공간 속에서 사람과 사람이, 지식과 감성이 어떻게 어우러질 수 있는지에 대한 깊은 배움을 선사하는 잊을 수 없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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