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알라룸푸르의 바투 동굴을 방문한 날은 정말 잊지 못할 경험이었습니다. 거대한 무루간 신상이 저 멀리서부터 눈에 들어왔을 때, 웅장함에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예상치 못한 작은 친구들이었습니다. 바로, 원숭이들이었어요.
계단을 오르기 시작할 때부터 날렵하게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는 원숭이들이 참 귀엽더라고요. 어떤 녀석은 유심히 쳐다보며 장난스럽게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제가 손에 들고 있던 작은 물병을 흥미롭게 바라보던 원숭이, 순간 저와 눈이 딱 마주쳤을 때 둘 다 서로를 의식한 것처럼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던 게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 후로도 다른 원숭이들이 자유롭게 계단을 오르내리며 사람들을 놀리고 장난을 치는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러웠습니다.
바투동굴은 유명한 272 계단이었습니다. 거대한 무루간 동상 앞에서 한숨을 돌린 후, 마음을 다잡고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몇 계단을 오르면서 느꼈던 긴장감과 기대감은 금세 사라지고, 오히려 제 발걸음이 가벼워졌습니다.
운동으로 다져진 체력이 이렇게까지 도움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각 계단마다 다른 색으로 칠해져 있어 시각적으로도 즐거움을 주었고, 오른쪽으로 보이는 자연의 경치가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웠습니다. 짙은 녹색의 나무들과 산들이 응원하는 듯했습니다. 이 모습은 오히려 저에게 힘을 주었습니다.
계단을 오르는 동안, 몸은 조금씩 따뜻해지고 숨이 차오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내 체력이 잘 뒷받침해 주는 걸 느꼈고, 운동을 통해 쌓아 놓은 체력이 저를 지탱해주고 있다는 사실에 스스로 흐뭇함을 느꼈습니다. 목표 지점인 템플 동굴이 가까워질수록 저의 기운은 더욱 샘솟았습니다.
272 계단을 모두 오르고 나서 드디어 템플 동굴의 입구에 도착했을 때, 성취감이 밀려왔습니다. 기도와 명상의 장소인 템플 동굴에 들어서는 순간, 이 아름다운 장소에 쉽게 도달할 수 있었다는 것이 너무나도 기뻤습니다.
한편, 다시 계단을 내려올 때는 원숭이들이 또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특히 처음 마주쳤던 원숭이가 또 제 앞을 가로막으며 장난을 치는 바람에 웃음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지요.
바투 동굴은 신성하고도 경이로운 자연과 인간의 신앙을 느낄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귀여운 원숭이들과의 작은 해프닝 덕분에 여행의 추억은 더욱 특별해졌습니다.
바투 동굴(Batu Caves)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약 11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한 유명한 관광 명소이자 힌두교 사원입니다. 이곳은 신성한 장소로, 특히 힌두교 신자들에게 중요한 성지로 여겨집니다. 바투 동굴은 거대한 석회암 동굴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중 주요 동굴은 ‘템플 동굴(Temple Cave)’이라고 불립니다.
거대한 동상
바투 동굴의 입구에는 약 42.7미터 높이의 마르가(God Murugan) 동상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 동상은 힌두교의 전쟁 신인 무루간을 상징하며, 화려한 금색으로 도색되어 있어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동굴 구조
바투 동굴은 총 3개의 주요 동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템플 동굴: 주된 사원으로, 다양한 힌두 신들의 조각과 조각상이 있습니다.
스리 스리 자와리 동굴: 작은 동굴로, 예배와 기도를 위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스리 파르바티 동굴: 사원 방문객들에게 더 많은 경건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계단
템플 동굴로 가는 길은 272개의 계단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다양한 색상으로 칠해진 계단이 관광객들을 환영합니다. 계단을 오르며 동굴의 아름다운 전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자연경관
동굴은 고요한 자연환경 속에 자리하고 있으며, 녹음이 우거진 지역으로 주변 산과 숲의 아름다움이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동굴 내부에는 다양한 식물과 동물이 서식하고 있어 생태학적으로도 중요한 지역입니다.
축제와 행사
매년 바투 동굴에서는 ‘타이푸상(Thaipusam)’이라는 대규모 힌두교 축제가 열립니다. 이 축제 동안 많은 신자들이 동굴로 순례하며, 다양한 의식과 행사를 진행합니다. 수천 명의 사람들이 동굴로 모여 경배를 드리며, 이 과정에서 신에게 바치는 다양한 제물과 의식이 이루어집니다.
바투 동굴은 그 신성함과 자연의 아름다움이 어우러진 매력적인 장소로, 쿠알라룸푸르를 방문하는 이들에게 꼭 가볼 만한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