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알라룸푸르 차이나타운을 걸으며 자연스럽게 신스제시아 템플(Sin Sze Si Ya Temple)로 발걸음이 향하게 되었습니다.
도시의 중심에서 느껴지는 활기와는 달리, 템플에 들어서자 어딘가 고요한 시간 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도교 사원 중 하나라는 설명을 들었지만, 눈앞에 펼쳐진 공간은 그 이상의 세월을 머금은 듯, 경외감과 묘한 평온함을 자아냈습니다.
사원은 차이나타운의 다른 건물들처럼 오래된 벽돌과 목재 구조로 이루어져 있었지만, 그 안에는 아주 정교하게 조각된 붉은 기둥과 황금빛 조형물들이 어우러져 있었습니다.
중국 전통 양식의 지붕이 날렵하게 뻗어 있었고, 내부로 들어서자 짙은 향냄새가 은은하게 감돌며 사방을 채웠습니다. 이곳에서 신앙을 위해 방문한 사람들과 조용히 기도를 올리는 이들이 보여, 그들의 진지한 표정 속에 얽힌 기도와 소망을 엿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 사원은 관제(Quan Ti), 즉 정의와 용기의 신에게 헌정된 곳입니다. 그의 강렬한 조각상이 사원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는데, 그 앞에서 기도하는 사람들을 보며 이 사원이 여전히 사람들의 마음속 깊은 신앙과 연결되어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누군가는 자신만의 염원을 비는 듯했고, 또 누군가는 가족의 평온을 기원하는 표정이었습니다. 그 속에서 마음도 문득 평온해졌습니다.
사원에는 현지에서 존경받는 인물인 야팟로이(Yap Ah Loy)의 흔적도 남아있었습니다. 이곳이 바로 쿠알라룸푸르 발전에 기여한 그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지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한 개인의 업적이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모습을 새삼 신기하게 느꼈습니다. 그와 함께한 시간이 사원에 묻어나는 듯, 고요히 흐르는 공기 속에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감각에 빠졌습니다.
쿠알라룸푸르라는 현대적인 도시에 오래된 숨결을 더해주는 곳이자, 저마다의 신앙이 모이는 그곳에서 새로운 경험과 함께 마음을 다잡고 나올 수 있어 감사한 순간이었습니다.
신스제시아 템플(Sin Sze Si Ya Temple)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도교 사원 중 하나로, 쿠알라룸푸르 차이나타운 중심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 사원은 1864년에 세워졌으며, 말레이시아 역사와 문화에 깊은 영향을 미친 이래로, 오늘날까지 많은 방문객과 신자들이 찾고 있습니다.
이 사원은 도교 신앙을 기반으로 하지만, 현지 특유의 혼합적인 문화가 녹아있어 흥미롭습니다. 중국의 전통 건축 양식이 잘 보존되어 있어, 시간이 흐르며 도시의 근대적 변화 속에서도 과거의 정취를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붉은색과 황금빛으로 장식된 인테리어가 인상적이며, 사원의 안쪽에는 다양한 조각상과 장식이 있어, 그 자체로도 예술적 가치를 지닙니다.
신스제시아 템플은 꾸안티(Kuan Ti, 관제)와 신스제(Kapitan Yap Ah Loy)라는 인물에 헌정된 곳입니다. 관제는 중국의 전쟁의 신으로, 용기와 정의를 상징하며, 많은 상인과 도교 신자들이 그에게 사업 번창과 안녕을 기원하곤 합니다. 또한 신스제, 즉 쿠알라룸푸르를 일구는 데 크게 기여한 유명 인물 야팟로이(Yap Ah Loy)의 영혼을 기리기 위해 지어졌습니다.
사원을 방문하다 보면, 향을 피우며 소원을 비는 사람들을 볼 수 있으며, 사원을 둘러싼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잠시나마 마음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