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달리는 기차

시모나다역에서

무더운 여름날이면 청량한 여름바다로의 여행이 떠오릅니다. 문득 마쓰야마의 시모나다역이 머릿속을 스쳤습니다.

시모나다 기차역에 도착했을 때, 순간 숨이 멎는 듯한 감동을 느꼈습니다. 기차가 천천히 멈추면서 차창 너머로 펼쳐지는 풍경은 꿈속에 있는 듯했습니다. 푸른 하늘은 끝없이 펼쳐져 있고, 그 아래로는 시원한 바다가 잔잔히 흐르고 있었습니다. 하늘과 바다가 맞닿아 있는 듯한 이 장면은 그야말로 자연이 선사하는 선물이었습니다.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는 치히로가 기차를 타고 바다 위를 달리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 장면은 시모나다역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시모나다역은 일본 에히메 현 이요시시의 한적한 바닷가 마을에 위치해 있으며, 바다에 인접한 기차역으로 유명합니다.

시모나다역 역에서 보이는 바다 풍경이 아름답고, 바다와 매우 가까워 애니메이션에서 묘사된 기차 장면을 연상시키는 경치를 자랑합니다. 애니메이션에서처럼 기차가 물 위를 달리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이곳은, 많은 여행객과 사진작가들이 찾는 명소가 되었습니다.

시모나다역의 청량함을 한참 느끼다 해변으로 향했습니다. 기차역에서 해변까지는 그리 멀지 않은 거리였지만, 그 길을 걷는 동안 내내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바닷바람이 얼굴을 스치며 지나가고, 햇빛이 부드럽게 몸을 감싸 안아주었습니다.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기다리는 아름다운 풍경이 더 가까워지는 기분이었습니다.

해변에 도착하자마자 그 자리에서 한동안 멈춰 서 있었습니다. 눈앞에 펼쳐진 바다는 너무나도 아름다웠습니다. 푸른 물결이 잔잔히 밀려오고, 그 위로 햇빛이 반사되어 반짝이는 모습은 다이아몬드를 흩뿌려 놓은 듯했습니다.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수평선은 경계를 알 수 없을 만큼 넓고도 깊어 보였습니다.

해변을 따라 걷기 시작했습니다. 발아래 느껴지는 모래의 감촉은 부드럽고 따뜻했습니다. 바닷소리와 이곳에서는 시간조차 느리게 흐르는 듯했습니다. 모든 것이 천천히, 그러나 조화롭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걷다 보니 작은 벤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곳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잠시 쉬어가기로 했습니다. 벤치에 앉아 있자니, 바다와 하늘이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그저 조용히 앉아 순간을 즐겼습니다. 바다의 파도 소리는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었고, 멀리서 들려오는 기차 소리는 이곳이 여전히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시모나다의 아름다움은 그저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는 것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