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에 스탠드를 켜고 앉아
어린 시절, 방 한 구석에는 언제나 작은 라디오가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밤이 되면 라디오는 세상의 모든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처럼 조용히 빛났습니다. 빛을 바라보며 자주 책상에 앉아 사연을 적곤 했지요. 목소리 대신, 글로써 세상에 마음을 전할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설레고 행복했습니다.
처음으로 라디오에 사연을 보냈던 밤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초등학교 6학년 무렵이었는데, 사연을 보내고 나서 매일 밤 라디오를 들으며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제 이야기가 읽힐지 모른다는 기대감에 귀를 기울이며,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 하나하나에 집중했습니다. 혹시라도 사연이 소개될까, 작은 소리라도 놓칠까 봐 숨죽이며 들었습니다. 사연이 읽히지 않더라도 괜찮았습니다. 기다림 자체가 크나큰 즐거움이었거든요.
그렇게 기다리던 어느 날, 라디오 속에서 사연이 흘러나오는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심장이 크게 뛰고, 꿈을 꾸는 듯했어요. 제 이야기가 저 멀리, 누군가에게 닿고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따뜻한 목소리로 읽히는 글은, 마음을 조용히 품어주는 듯했습니다. 그 순간은 밤하늘의 별처럼 어린 마음속에 깊이 새겨졌습니다.
라디오를 들으며 사연을 적었던 시간들은 작은 용기를 내는 것, 그리고 기다림의 아름다움을 알게 해 주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일상 속에서도 기쁨과 행복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때의 경험은, 마음 한편에 따뜻하게 남아 지금도 미소 짓게 하는 소중한 추억입니다.
풀벌레 소리와 스탠드 불빛, 라디오 사연을 보내던 밤들은 언제나 따뜻한 위로와 행복을 안겨줍니다. 학창 시절의 아련한 추억들은 삶의 한 부분으로, 언제까지나 마음속에서 빛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