갖고 있는 장비들에 한계를 느끼다
초기 비용을 최소화하여 영상을 제작하겠다는 처음의 각오와 달리 시간이 갈수록 그 한계에 부딪혔다. 동시에 결과물에 대한 아쉬움도 점점 커졌다. 이곳저곳에서 알아본 해결책을 써먹어 봤지만 눈에 띄게 개선되지 않았고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서 답답해져만 갔다. ‘그래, 쓸 땐 써야지!’ 결국, 정말 필요한 장비 몇 개만 구입하기로 했다. ‘괜히 샀네’하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장비를 꼼꼼하게 조사했다. 처음에는 5개였던 장비 목록에서 2개를 덜어냈고 덕분에 장비를 구입하기도 전에 해당 장비를 ‘어떻게 하면 더 유용하게 쓸 수 있는지’까지 마스터하게 됐다.
늘 아쉬움이 남았던 화질은 카메라를 비롯한 다른 장비들도 구입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노트북으로 영상을 옮기면서 화질이 떨어진 탓에 영상의 완성도 역시 내 기대에 미치지 못했으며 이 문제는 지금 내 상황에서는 해결할 수 없었다. 화질 설정을 4K에서 1080p-60fps로 바꿨지만 그 정도가 덜한 것뿐, 완벽하게 개선되지 않았다. 그러면서 브이로그용 카메라를 검색하는 횟수도 늘었다. 그때마다 초심을 떠올리며 창을 서둘러 닫았지만 그러기엔 내 머리는 온통 카메라 생각뿐이었다. 결국, 구입하기로 결심했다. 대신 아직 초보이기 때문에 기본 모델을 택하기로 했다. 성능과 가격대가 비슷한 C사, S사로 추린 후, 매장에 갔다. 실물을 만져 보며 그립감도 파악했다. 큰 차이는 없었다. 물론, 색감을 비롯한 기타 세부 기능에는 차이가 있지만 그걸 활용할 만큼의 실력이 아니라서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고민 끝에 S사를 골랐다. 성능에는 변별력이 없어서 메탈 소재를 좋아하는 내 취향을 따르기로 한 것. 만족스럽다.
카메라 정보 | 소니 알파 A5100
카메라를 구입할 때 받은 삼각대는 키가 크고 앵글도 다양하게 잡을 수 있지만 세팅하는 게 번거롭다. 우선, 카메라를 삼각대에 고정시키려면 나사를 조여 카메라를 부착해야 한다. 문제는 나사를 꽉 조이면 카메라가 비스듬하게 고정되고, 평행을 맞춰서 조이면 연결 부위가 헐거워 카메라가 힘 없이 ‘훽’ 돌아간다. 그뿐만 아니다. 앵글을 낮추는 나사도 마찬가지다. 나사를 풀어 원하는 앵글을 맞춘 후, 나사를 조이면 앵글이 지나치게 위 또는 아래로 고정됐다. 미세한 차이를 조율하지 못하는 뜻이다. 또한, 삼각대 자체의 부피가 커서 좁은 곳에 놓기도 불편하다. 종종 밖에서 촬영하기도 하는데 이때, 가지고 나가기에도 거추장스럽다. 그러던 중, 어느 유튜버가 자신이 쓰는 장비를 소개하는 영상을 발견했다. ‘아하, 미니 삼각대도 있구나! 불만이 컸던 앵글을 자유자재로 아주 간단하게 조율할 수 있다. 총길이가 한 뼘밖에 되지 않아서 휴대는 물론, 공간 제약도 거의 없다. 가격대도 부담이 없다. 이 삼각대에 마음이 기울던 때, 다리 부분이 관절처럼 생겨서 원하는 대로 다리를 구부려 사용하는 일명 ‘고릴라 삼각대’를 알게 됐다. 높이 조절이 자유롭고 기둥에도 매달 수 있어 혹했지만 촬영할 때마다 다리를 조절하는 게 귀찮을 것 같다. 그리고 가격대도 내 기준에는 조금 높았다. 결국, 처음에 점찍어둔 삼각대로 결제했다.
미니 삼각대 정보 | 맨프로토 PIXI 미니 삼각대
홍콩 여행을 앞두고 있는데, 걸어가면서 촬영하려면 짐벌이 필요하다. 카메라에 짐벌 기능이 없는 탓에 걸어가며 촬영하면 그 흔들림이 고스란히 카메라에 전달된다. 영상이 위아래로 격하게 흔들려 산만하고 내가 시청자라면 볼 맛이 나지 않을 것 같다. 아무리 얌전히 걸어도 해결될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그리고 여행지 특유의 분위기를 느끼고 이를 영상에 담는 데는 걷기만큼 효과적인 방법도 없다는 판단도 한몫해, 결국 짐벌을 구입하기로 했다. 카메라용 짐벌을 알아봤다. ‘헉!’ 가격대가 너무 높다. 게다가 부피도 크다. 내 눈에는 거의 방송 장비 뺨치는 수준이다. 일상 브이로그용 장비치곤 지나치게 고퀄리티, 고가, 고성능이다. 눈을 한껏 낮춰도 장비 자체에 적용된 기술이 워낙 고급이다 보니 적당한 제품을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촬영 전략(?)을 바꿨다. 걷지 않을 땐 카메라로, 걸을 땐 핸드폰으로 촬영하기로 말이다. 카메라용이 아닌 핸드폰용 짐벌을 검색했다. 검색 조건은 2축, 10만 원 이하, 작은 사이즈. 3축 짐벌도 있지만 걷는 정도의 움직임에서는 2축도 충분하다는 후기를 봤고, 주된 촬영 장비가 아닌 서브 장비인 핸드폰에 큰돈 쓰지 않기로 생각했고, 가방에도 쏙 들어가야 했기 때문에 설정한 조건이다. 적당한 제품 몇 개가 눈에 들어왔고 3가지 조건에 균형적으로 만족하는 하나를 장만했다.
짐벌 정보 | 내셔널지오그래픽 S1 스테빌라이저
<아날로그 인간의 유튜브 도전기>
-작가 겸 구독자 1440명을 둔 유튜버의 기록
작가이자 프리랜서 에디터인 필자가 지난 1년 동안 영상을 만들고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경험하고 느낀 점을 연재합니다.
* 매주 토요일, 찾아올게요!
유튜브 채널 | www.youtube.com/hk_alphapurp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