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유튜버 데뷔 소감

10분 남짓한 영상이 내게 남긴 것

by 김현경



첫 브이로그 업로드 후 소회

짧다면 짧다고 할 수도 있고, 길다면 길다고 할 수도 있는 10분짜리 영상은 꽤 많은 깨달음을 가져다주었다. 낯선 영역에서 무언가를 해냈다는 뿌듯함과 더 잘하지 못한 데서 오는 아쉬움, 작업하면서 느낀 피로감부터 영상 속 디테일까지 다양하다. 그래도 희망적인 건 ‘못 해 먹겠다’는 아니라는 점!



#1 바닥난 체력

일주일 가까이 촬영하고 4일에 걸쳐서 편집했다. 10분짜리 영상을 위해 열흘 가까이 걸린 셈. 처음 사용해보는 편집 프로그램에 적응하고 낯선 형태의 콘텐츠를 만드느라 온 신경을 쏟아부은 탓에 피로도가 상당했다. 브이로그를 업로드한 다음날은 기력이 없어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텔레비전을 틀었다. 평소에 즐겨보던 예능 프로그램이 나왔다. 그리고 놀랍게도 이전에는 몰랐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출연자의 행동을 묘사하는 자막, 출연자를 다양한 앵글에서 보여주는 장면, 각각의 상황에 어울리는 효과음까지… 그리고 이러한 요소들을 시의적절하게 보여주는 게 얼마나 힘든 것인지도. 아무 생각 없이 그리고 당연하게 여겨졌던 것들에 자연스럽게 집중하게 됐다.

카메라 한 대당 출연자 한 명을 담당해서 촬영하고, 풀샷도 촬영하니 카메라가 8~9대 동원된다. 촬영이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10시간가량(심지어는 1박 2일) 진행되니 원본 분량이 어마어마하다. 이렇게 긴 영상을 처음부터 끝까지 모조리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시간이 필요한데, 하물며 이걸 예능 요소를 가미해 편집하다니! 종종 TV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편집 담당자의 얼굴이 왜 그렇게 어두웠는지 단번에 이해된다. (이제 막 영상 편집을 시작한 하룻강아지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래도 위안이 되는 건 그들보다 편집 실력이 어설퍼도 되고 정 힘들면 쉬엄쉬엄 해도 된다는 사실.



#2 아쉬운 화질

4K로 촬영한 핸드폰 영상을 노트북에 옮기니 화질이 급격히 떨어졌다. 정적인 영상에서는 티가 많이 나지 않는데 달리는 차에서 촬영한 창밖 풍경처럼 움직임이 빠르거나 빛이 강한 상황에서는 화면이 깨진다. 채도가 떨어져서 생동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분명 핸드폰으로 촬영한 걸 봤을 땐 전혀 문제 되지 않았던 부분이다. 화질이 부족한 편집 실력을 화질이 받쳐주질 않으니 영상의 완성도가 떨어져 보인다. 촬영에 쏟아부은 노력들이 빛을 발하기는커녕 보잘것없어 보이니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뿐만이 아니다. 촬영분이 쌓일수록 핸드폰은 ‘용량이 부족하다’며 시도 때도 없이 경고를 보낸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포털 사이트를 검색하고, 알고 지내는 포토그래퍼에게 물어봤다. 그들의 답변을 종합해보자면 이렇다. 핸드폰으로 촬영한 영상을 노트북으로 옮겼을 때 화질이 떨어지는 건 소프트웨어적으로 당연하단다. 4K 화질을 유지하려면 편집도 노트북이 아닌 핸드폰에서 하는 게 방법이라고. 노트북으로 옮기면서 떨어진 화질을 다시 살리는 건 내 수준에서는 불가능하다고 한다. 그렇다면 4K를 포기해야 할까? ‘그래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대부분 유튜브를 핸드폰으로 보기 때문에 화질이 4K 수준으로 좋을 필요는 없다는 것. 핸드폰으로 보기에 4K는 과분하게 고화질이라는 뜻이다. 자연 다큐멘터리가 아니라서 적당히 좋으면 된다는 게 다수의 생각이다. 듣고 보니 수긍이 간다. 화질을 4K에서 1080p-60fps로 바꿨다. 그리고 깨지는 현상이 심한 장면(예를 들면, 움직임이 빠르거나 빛이 강한 상황)은 되도록이면 넣지 않기로 했다. 이렇게 했는데도 아쉬움이 남는다면 카메라 구입을 진지하게 고민해야겠다.



#3 좀 더 열심히 하겠다는 다짐

유튜브 스튜디오에서는 영상을 올리는 것은 물론, 제목, 설명, 태그 등 영상과 관련된 거의 모든 사항을 설정할 수 있다. 아직 유튜브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서 내 영상에 적절한 기능이 무엇이고, 그걸 어떻게 설정하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알고 싶은 건 썸네일. 영상의 대표 이미지로 다른 유튜버들은 별도로 만들어서 올리는 것 같은데 그 방법을 모르겠다. 나의 경우, 영상을 업로드하면 유튜브가 자체적으로 영상 내 이미지 세 개를 보여주고 그중에 하나를 썸네일로 정한다. 운이 좋거나 타이밍이 잘 맞아야 내가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 이 셋 중에 뜨는 셈. 하지만 이러한 경우는 극히 드물다. 만에 하나 떴다고 해도 자막이 있으면 캡처 이미지처럼 보인다. 해당 이미지가 브이로그를 대표한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이 부분은 나만 모르는 것 같으니 더 공부해야겠다. 영상이 끝날 무렵, 추천 영상 또는 구독 썸네일을 뜨게 하는 방법도 궁금하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내 영상을 홍보하려면 꼭 필요한 기능이다. BGM도 다양하면 좋겠다. 포털 사이트에서 무료 음악을 다운로드했는데 종류도 적고 추구하는 브이로그의 분위기와도 거리가 좀 있다. 부지런히 이것저것 알아보며 유튜브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적극 활용하도록 노력해보자.





<아날로그 인간의 유튜브 도전기>

-작가 겸 구독자 1440명을 둔 유튜버의 기록

작가이자 프리랜서 에디터인 필자가 지난 1년 동안 영상을 만들고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경험하고 느낀 점을 연재합니다.

* 매주 토요일, 찾아올게요!


유튜브 채널 | www.youtube.com/hk_alphapur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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