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영상의 톤&매너를 바꾸자

다시 보기로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다

by 김현경



내 영상을 업그레이드하는 한 끗을 찾아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한 지 4개월가량 지나니 업로드한 브이로그들이 제법 쌓였다. 보완할 점을 찾아볼 겸 추억 여행을 떠날 겸 브이로그를 정주행 해봤다. 초반에 업로드한 브이로그는 확실히 어설프고 많이 부족하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사실은 뒤로 갈수록 점점 나아지긴 한 것. 그런데 ‘이건 좀 고쳐야겠다’고 느껴지는 부분들이 눈에 띄었다. 이제 막 시작했을 단계에는 화질, 음향 같은 영상을 구성하는 기본적인 요소였다면 이제는 편집에 관한, 조금 더 기술적인(?) 사항이었다. 영상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편집의 한 끗을 찾아내야겠다. 그렇게 하면 언젠가는 마음에 쏙 드는 영상으로 거듭나겠지!



#1 톤을 바꾸자

따스한 분위기가 감도는 주황빛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래서 영상도 이 톤으로 작업했는데 사실 내가 원하는 바로 ‘그’ 톤은 아니었다. ‘하늘 아래 같은 색조’는 없다는 말처럼 얼핏 보면 비슷하지만 내 영상의 톤은 인위적인 느낌이 난다. 마음이 편안해질 리 만무하다. 어떤 항목을 조정해야 그 톤이 나오는지 잘 모르겠다. 그렇게 속앓이를 하던 중, 톤을 바꾸게 됐다. 홍콩 여행 영상을 편집하면서부터다. 브이로그에 핸드폰으로 촬영한 영상과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섞었는데 이 둘 사이의 톤 차이가 컸기 때문이다. 각각 고유의 색감이 다른 탓에 완벽하게 맞출 순 없었다. 하지만 이것저것 조율하다 보니 운 좋게 그 둘의 중간 지점에 도달했다. 온도와 밝기를 낮춘 결과다. 지금껏 유지한 따스한 톤과는 사뭇 다르다. 하지만 완성본을 보니 한결 정돈되고 세련돼 보인다. 조금 과장하자면 아주 짧은 단편 영화를 보는 것 같다. 거봐, 해보니까 되잖아!



#2 짧게, 다양한 앵글에서 촬영하자

브이로그가 중간중간 처지는 것 같다. 구독하는 유튜버의 브이로그를 통해 그 답을 찾아보기로 했다. 10~15분가량 되는 내 브이로그보다 훨씬 긴데도 불구하고 지루할 틈이 없다. ‘문제가 뭘까?’ 그렇게 공부하듯이 브이로그를 분석하다가 불현듯 깨달음을 얻었다. 장면당 시간과 앵글이 문제였다. 한 장면에서 하나부터 열까지 너무 많은 걸 보여주려는 욕심 탓이다. 예를 들어 뜨개질 인형에 솜을 채우는 모습을 담는다고 하자. 나의 경우, 손으로 솜을 집는 것부터 인형에 넣는 것까지의 반복 과정을 중간에 끊지도 않고 쭉 보여준다. 중간 과정을 2배속하지도, 생략하지도, 앵글을 바꾸지도 않은 채로 말이다. 그에 반해 편집을 잘하는 유튜버들은 보여주고자 하는 모습만 집중해서 짧게, 앵글을 바꿔가며 촬영한다. 같은 상황이라면 중간 과정을 잘라내 인형에 솜을 넣기 전과 후의 극적인 차이를 보여주거나, 카메라를 옮겨 솜을 집을 땐 손을, 솜을 넣은 후에는 빵빵해진 인형을 촬영했을 것이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한 장면을 다양한 앵글에서 촬영하는 것도 같은 이유일 터. 욕심을 덜어내고 보여주고자 하는 모습을 잘 골라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카메라를 요리조리 움직여가며 다양한 앵글에서 촬영해보자. 이런 작은 부분들이 모이면 지루할 틈이 점점 줄어들 테니!



#3 '작가 브이로그'로 노선 변경하자

일상이 남편과 ‘따로 또 같이’ 보내는 메인 콘셉트와 어울리지 않아서 과감히 버리기로 결정! 콘셉트대로면 주중에는 혼자, 주말에는 남편과 같이 보내야 하는데 주말에 남편과 함께하는 활동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남편은 다소 정적인 걸 선호하고, 나는 계속 뭔가를 해야 직성이 풀리는 편. 여행도 우리는 주말이 아니라 주로 주중에 떠난다. 그 대신 ‘작가의 일상’을 메인 콘셉트로 삼았다. 작가로서 글 쓰는 것은 물론, 기자로서 현장을 취재하고 에디터로서 화보 촬영을 진행하는 등 직업에 대한 이야기를 담는 것. 그리고 그 결과물을 소개하고 업무를 위해 즐겨 찾는 곳과 나의 취향이 깃든 곳도 공유할 생각이다. 당연히 일상적으로 요리하고 취미 생활을 즐기는 모습도 포함한다. 남편은 아주 가끔 내용상 필요한 경우에만 손이나 뒷모습 정도만 등장시키기로 했다. 전보다 더 ‘나의 이야기’를 더 많이 하는 셈이다.





<아날로그 인간의 유튜브 도전기>

-작가 겸 구독자 1440명을 둔 유튜버의 기록

작가이자 프리랜서 에디터인 필자가 지난 1년 동안 영상을 만들고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경험하고 느낀 점을 연재합니다.

* 매주 토요일, 찾아올게요!


유튜브 채널 | www.youtube.com/hk_alphapur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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