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차이가 모여 채널을 빛나게 합니다
영상 대한 요소들, 예를 들면 편집, 톤 등은 점점 자리를 잡아가고 부족한 부분도 개선하고 나니 유튜브 채널을 볼 여유가 생겼다. 그동안 영상을 올리는 데만 급급했다. 원하는 영상을 찾아보기 편한지, 일회성으로 방문에 그치지 않고 구독까지 할 마음이 드는지 등 구독자 입장은 물론, (미처 생각지 못한) 영상 내 문제의 소지가 될 부분까지 한 걸음 떨어져서 객관적으로 살펴보기로 했다.
그동안 올린 영상들을 보다가 '저작권 위반'이라는 글귀가 붙은 영상을 발견했다. 유튜브 자체적으로 저작권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저작권에 위배 여부를 굉장히 엄격하게 관리한다는 걸 익히 알고 있었고 이와 관련된 학과를 전공했던 터라 화들짝 놀랐다. 영상에 음악이나 효과음이 필요하면 당연히 무료 음원 사이트에서 다운로드한 것을 썼고, 저작자도 잊지 않고 표기했기 때문에 예상치 못했던 사항이다. 놀란 마음을 간신히 추스르고 자세히 내용을 읽어 보니 이 문구는 저작권을 위반했으니 '처벌받아라'가 아니라 '후속 조치를 취하라'는 것. 아,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해당 영상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저작자와 분배해야 한단다. 수익 발생은 아직은 먼 이야기이라 차치해두더라도 '저작권 위반' 딱지가 무척 신경이 쓰였다. 우선, 저작권을 위반했다고 지적받은 부분을 봤다.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는데 이때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정확히는 카페 사장님이 틀어 놓은 음악이 문제였다. (내가 틀었던, 남이 틀었던 상관없이) 음악이 영상에 나오면 저작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것! 저작권 위반 딱지를 떼는 방법은 2가지다. 1안은 영상을 삭제하는 것, 2안은 유튜브 스튜디오의 편집 툴로 다시 편집하는 것. 영상 편집에 들인 시간과 노력이 아까워 차마 1안은 할 수 없었다. 2안을 택했다. 해당 부분을 도려내면 영상의 흐름이 끊겨서 음향을 손보기로 했다. 영상의 음향을 들리지 않게 0으로 줄이고 그 위를 유튜브 오디오 라이브러리의 음악으로 덮었다.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저작권 위반' 딱지가 없으니 마음이 한결 가볍다. 이를 계기로 영상에 내가 편집하면서 넣은 음악이 아닌 음악은 전부 없앤다. 그리고 그 위에 저작권에 문제가 없는 유튜브 오디오라이브러리의 음악을 넣는다.
종종 외국인 시청자들이 영상에 댓글을 남겨 준다. 언어는 물론, 문화적 배경도 다른 사람이 영상을 봐주는 게 고맙고 신기했다. 나도 그들을 위해 무언가 하고 싶었다. 역지사지의 심정으로 내가 외국인 유튜버의 브이로그를 볼 때의 상황을 떠올렸다. '그들의 영상을 보면서 호감을 느꼈던 순간이 언제였더라?' 생각났다! 바로 자막이다. 구독 중인 중국인 유튜버 채널의 경우, 자막에 자국어와 영어를 병기하는데 영어가 없었더라면 그 영상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을 것 같다. 장면을 보고 그 내용을 추측할 수는 있지만 그러면 지금처럼 편안하게 시청하기 힘들고 어떤 내용인지 정확한 설명이 필요할 때도 종종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영어 자막을 넣었다는 데서 외국인 구독자들을 배려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아서 고마웠다. 나도 영어 자막을 병기하기로 했다. 자막을 2줄로 구성하고 윗줄에는 한글, 아랫줄에는 텍스트 크기를 조금 줄여서 영어를 넣었다. 스페인어를 공부하고 종종 스페인어권 사람들의 영상도 보는 터라 스페인어 자막도 넣었다. 대신, 스페인어는 영상에 바로 넣지 않고 유튜브 스튜디오의 자막 툴을 이용했다. 자막이 3줄이나 되면 가독성이 떨어지고 화면을 많이 가린다. 대신, 이 툴을 이용하면 스페인어 자막을 본 사람들에 대한 통계를 알 수 있어 나중에 채널을 분석할 때 도움이 될 것 같다. 자막을 3개 돼, 전보다 신경 쓸 부분은 늘었지만 그래도 내 채널을 찾아주는 외국인 시청자들에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보답이라는 생각에 즐거운 마음으로 하고 있다.
유튜브에 올리는 영상은 크게 3가지로, 일상을 담은 브이로그, 내가 쓴 책인 <오늘부터 식물을 키웁니다>의 내용 일부를 담은 북 트레일러, 홍콩 여행 영상으로 구성된다. 각각 개성이 뚜렷하다. 그 말은 브이로그를 보는 사람은 북 트레일러에 관심이 없을 수 있고 홍콩 여행 영상을 보는 사람은 브이로그에는 관심이 없을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이 영상들이 뒤섞여 있으면 보고 싶은 영상을 골라서 모아 보기가 번거롭다는 뜻. 해결책을 강구하던 때, 재생목록을 알게 됐다. 영상을 내용별로 구분하여 목록을 만드는 기능이다. 이렇게 하면 브이로그만 보고 싶은 사람은 브이로그만 모아서 볼 수 있다. 물론, 다른 영상들도 마찬가지. 특히, 홍콩 여행 영상이나 북 트레일러의 경우 쭉 이어서 보면 마치 하나의 완결된 프로그램을 보는 느낌이 든다. 앞으로 영상을 올릴 때, 잊지 말고 재생목록도 선택해야겠다.
최종화면은 영상을 보고 나의 다른 영상을 쉽게 보거나 구독을 유도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기능. 설정해두면 영상이 끝날 때, 화면에 나의 다른 영상이나 재생목록, 구독 버튼 등이 뜬다. 열어 놓은 창에서 나갈 필요 없이 바로 영상을 시청할 수 있고 구독까지 할 수 있어 유튜브 홍보에 유용하다. 대신 영상의 내용에 영향을 주지 않으려면 편집 단계에서 영상의 끝부분에 6초가량 여유분을 만들어 놔야 한다. 이와 비슷한 기능으로 카드가 있다. 이건 영상 중반부에 오른쪽 윗부분에 영상 홍보 문구를 띄우고 그걸 클릭하면 바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한다. 예를 들어, 새로 구입한 아이패드를 쓰는 장면에서 이전에 올린 '아이패드 하울 영상 보러 가기'라는 카드를 띄워 해당 영상으로 유도하는 식. 이 기능도 꽤 쓸모가 있다고 판단해서 넣었다. 그런데 영상 중간에 카드가 팝업처럼 뜨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아 몇 번 쓰고 그만뒀다. 요즘은 최종화면 기능만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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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인간의 유튜브 도전기>
-작가 겸 구독자 1440명을 둔 유튜버의 기록
작가이자 프리랜서 에디터인 필자가 지난 1년 동안 영상을 만들고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경험하고 느낀 점을 연재합니다.
* 매주 토요일, 찾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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