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서 와, 꽃은 처음이지?

첫 클래스를 앞둔 꽃 병아리의 설렘과 걱정

by 김현경

그들만의 취미 아니었어?

플라워 클래스는 굉장히 여성스러운 성향의 사람들이 하는 예쁜 취미 같기도 하고 여유 있는 사람들이 하는 고상한 친교 모임 같았다. 뭔가 나와 어울릴 것 같지 않았다. 그러던 중 우연히 강남 교보타워 사거리 근처에서 플라워 숍을 운영하는 플로리스트가 내게 “스트레스도 풀 겸 매주 나와보는 게 어때?”하며 제안했다. 예전에 몇 번 극락조, 박쥐란 등 화분을 산 적도 있었고 식물에 문제가 있을 때마다 연락하면 친절하게 알려주는 그녀의 마음씨에 감동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때마침 일이 폭풍처럼 휘몰아쳐서 스트레스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일 말고 몰입할 수 있는 새로운 취미가 필요했다. 길게 고민할 필요 없이 “해보죠!”라고 답했다. 다음 주부터 클래스에 출석하기로 했다.



마리 앙투아네트를 보면 된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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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위키 백과


클래스를 듣는다고 말은 했지만 걱정이 됐다. 꽃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었기 때문. 예전에 4개월 동안 요리 매거진의 센터피스 칼럼을 맡았는데 그때 귀동냥으로 들은 게 전부였다. 선생님에게 미리 알아가야 할 내용이 있는지 물었다. 테크닉, 꽃 이름 같은 이론이나 참고해야 할 시안 등. 그런데 선생님의 답변은 예상과 달랐다. ‘마리 앙투아네트가 머물던 침실, 사용하던 소품들, 자주 가던 정원의 모습을 찾아보라는 것’. 꽃에 관한 전문 자료나 속성으로 설명해주는 동영상을 추천할 줄 알았는데 ‘이게 뭐지?’ 싶었다. 그 이유를 물으니 “우리가 할 클래스가 프렌치 스타일이거든요. 프랑스 특유의 화려함이 정점에 달했던 시기의 장식적인 요소를 보면 클래스 듣는 데 도움이 될 거예요.”라고 답했다. 선생님 말씀이니 열심히 찾아봤다. 어떤 클래스일지 감이 올 듯하면서도, 꽃과 직접 관련된 내용이 아닌 것 같아 살짝 불안했다. ‘그래도 선생님 말씀대로 했으니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는데에 만족하기로. 클래스 날짜가 하루하루 가까워지면서 왠지 모를 기대감과 걱정이 동시에 커져갔다.



꽃생꽃사, 나의 꽃 선생님

꽃이라곤 ‘1’도 모르는 나에게 꽃을 배워보라고 강권(!)한 나의 선생님. 디자인 공부를 위해 떠난 영국에서 우연히 수강한 클래스에서 꽃의 매력에 흠뻑 빠져 전공을 꽃으로 급선회했다. 꽃을 하면서 잡념도 사라지고 고단한 마음이 치유되는 걸 느꼈다고. 전공보다 취미로 배우는 꽃에 더 애착이 가고 힘든 와중에도 열심히 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꽃이 내 길’ 임을 확신했다고 한다. 그리고 바로 영국 국가자격증부터 시작해 세계적 수준의 수업들, 예를 들면 프랑스 까뜨린 뮐러 디플로마를 섭렵했고 영국 햄튼 코트 플라워쇼에서 골드&실버 메달을 수상했단다. 선생님 실력이 이렇게나 출중하다.

선생님, 꽃에 대해 아는 게 없지만 배우는 건 자신 있어요.

저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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