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큰 의미나,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다.
나란 못난 사람은 일이 터진 순간에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는 다던가 무심결의 행동이나 말들, 나만 느끼지 못했던 소중함에 대해 알아채곤 한다.
항상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자는 내 결심은 산산조각 난 채, 난 그저 다른 사람의 기분 따위는 생각하지 않는 그런 몰상식한 사람으로 전락해 버리고 만다.
그제야 나는 잘못을 깨닫지만 이미 버스는 지나간 지 오래, 손 쓸 새도 없이 주황빛의 불꽃은 번지고 만다.
물도 부어보고 입고 있던 코트를 벗어 불길을 사그라들게 하려 하지만 역부족인 경우가 많다.
손을 놓는 순간 불길은 새 차 게 타오르고, 아무것도 남기지 않은 채 허공으로 숨어 버린다.
이미 나에게 정이 떨어진 사람도 있을 테고 별생각 없이 지나간 일이니 괜찮다는 사람도 있다.
왜 이렇게 못난 걸까.
난 그저 다른 사람에게 구제불능이 되어 버리고 마는 건가.
항상 조심하려 애썼는데 왜 그렇게 항상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엇나가고 마는 걸까.
정말 그러고 싶은 게 아닌데.
난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소리쳐 외쳐 봐도 메아리 조차 돌아오지 않은 채 난 차가운 흙바닥 속으로 매장돼버리고 만다.
그렇게 되니 난, 외치지도 듣지도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