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에게 사소한 투정을 부렸다.
크게 서운한 것도 실망스러웠던 것도 아니 였는데 나도 모르게 쉽게 말을 툭 내뱉고 말았다.
어째서였을까.
나에게 항상 처음 같은 모습이길 바래서, 그저 변하지 않고 항상 날걱정해주고 사소한 것 하나하나 관심 가져주며 나를 끊임없이 생각해주길 바래서.
나의 욕심 이였을까.
한참을 곰 씹고 뒤돌아보고 생각하고 생각해보니 나는 그저 그녀의 애정이 식지 않길 바라고 있었다.
그게 너무나 무서워서….
날 더 이상 좋아하지 않을까 봐, 처음엔 뜨거워서 입에 대기도 힘들었던 커피가 언제 그랬냐는 듯 천천히 식어가 듯 그렇게 나도 모르게 마음속 깊이 두려워하고 있었다.
익숙해지는 것이 두렵고 가까워지는 듯 멀어지는 게 무서웠다.
자꾸만 생각하기 두려워서 깊이 묻어 두었던 기억들이 떠오르고 허무맹랑한 이상한 꿈들이 어두운 밤에 밝게 피어난다.
난 그녀에게서 크나큰 애정결핍에 걸려있는지 모른다.
어디서 비롯된 걸까.
그게 먼 어린 시절 일지, 옛 추억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