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주어야 할 선물을 고른다.
선물을 고르는 그 순간만큼은 다른 잡다한 생각들이 아닌 그 선물을 받는 한 사람만을 온전히 생각하게 된다.
그 사람이 평소에 무엇을 좋아했는지 어떤 성격이였는지 떠오르고 그 사람의 행동과 습관을 하나하나 곱씹으며 생각하게 된다.
혹시나 내가 흘려들었던 말이 있었는지 기억을 되돌리고 돌이키며 천천히 아주 천천히 그 사람만 생각하게 만든다.
그렇게 나도 모르게 그 사람에게 혼자서만 빠져들고 혼자 깊어지고 달콤하고 애달프다.
쓸쓸한 피아노 선율이 내 몸을 휘감듯.
온통 내 신경은 한 사람에게 집중 되어 있다.
강하게 그리고 점점 느리게,
사람들에게 물어도 보고 인터넷을 하루 종일 뒤져도 보며 그 사람이 이 물건을 받았을 때 어떤 표정일지 가식일지 아닐지 정말 맘에 들어 할지 끝없이 고민하게 된다.
결국은 무언가를 고르게 되도 탐탁지 않고 맘에 들지 않는다.
무언가 빠진듯한 허전한 느낌이 자꾸만 자꾸만 스친다.
사실 어떤 것이든 이런 감정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엄청나게 비싸거나 진귀한 물건은 성의가 없어 보이진 않을까 싶을 것이고, 정성이많이 들어간다 하더라도 너무 볼품없어 보이는 건 아닐까 하며 전전긍긍 할게 분명하니까.
이런 생각과 선물을 받는 사람의 중요도는 비례한다.
어쩌면 가장 중요한 건 정성도 값어치도 아닌 고민하고 생각하는 그 순간의 가치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