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일에 책임감 가지는 법
한 회사만 들여다봐도 여러 이유로 회사에 온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여러 이유로 회사에 발을 들인 만큼 근무 형태 및 업무 내용, 계약 조건도 모두 다를 것이다. 어떤 이유에서나, 어떤 조건에서나 모두 한 회사의 직원으로서 근무한다는 사실만은 바뀌지 않는다.
한 기업의 단기 계약직 직원으로 들어갔다. 애초에 단기 근무자만 채용했고 공부나 일을 준비하는 데 있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싶어서였다. 근무자들은 대부분 내 또래로 보였다. 대게 20대 중반쯤으로 보였다.
정당한 채용절차를 걸쳐 일을 시작하게 되었지만, 막상 근무함에 있어서는 그 회사의 직원이 아니었다.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변함없었지만, 그저 아르바이트생에 불과했다.
자기네 회사가 맡은 한 프로젝트에 할당되어, 그 프로젝트 기간에만 잠시 그 일을 대신해주는 "아르바이트 직원"이었다. 동영상에 자막을 덧 입히는 일은 누구나 그 자리에서 10분만 배우면 할 수 있는 일이었다. 때문에 그 프로젝트를 완수할 때까지 기계적인 노동력을 투입하는 것에 불과했다. 너무나 단순한 노동이었기에 업무를 배정하는 방식도, 업무를 수행하는 절차도 과정도 그 프로젝트 마감을 위해 희생하는 아르바이트생일 뿐이었다.
업무에 책임감을 가지는 방법은 본인 스스로에게 동기부여를 하는 것과 맡은 일을 잘 수행하도록 책임감을 부여하는 것으로 나뉜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책임감이 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자신에게 해당된 일을 성실히 수행함으로써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마치 내 일처럼 여긴다. 마감시간에 쫓기거나 위에서 내려온 지시대로만 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일에 책임감을 가지기 위해선 그 일을 "어떻게"대하도록 업무 환경을 만들어 주느냐에 달렸다. 단기 계약직이라고 해서 해당 프로젝트 완수에만 잠시 있는 사람들로 여기는 것이 아니다. 물론 잠시 일을 하는 사람들일 뿐이지만 그 일을 하는 동안만큼은 그 회사의 직원이라는 마음가짐을 갖게 해줘야 한다. 이런 책임감은 스스로에게 동기부여를 준다고 해서 달라지는 게 아니다. 같은 일이라도, 근무 기간이 짧더라도, 그 일을 하는 사람을 직원으로 여기느냐, 아르바이트생으로 여기느냐에 따라 일의 결과가 달라진다.
단지 몇 개월만 근무하는 계약직이지만 직원으로 일을 하는 것과 아르바이트로 일을 하는 것은 천지차이다. 단기 근무에 아르바이트하는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일을 시작한 계기에 불과하다. 어떤 계기로 일을 시작했건 맡은 일에 책임감을 느끼는 것과 다른 문제다. 계약 기간만큼은 직원으로서 근무를 하는 사람이었지만 일을 하는 동안 나는 직원은 아니었다. 반복적인 업무를 하면서 그들이 필요한 일에 대신 투입해서 끝내야 하는 자동차 엔진 어디 간에 끼여있는 부품이었다.
(자동차 바퀴도 나사 하나만 없어도 안 굴러갑니다.)
'아 다들 이래서 정규직으로 입사를 하려는 건가' 하는 생각에 울컥했다. 신입일수록 공채가 간절했고
경력직 위주로 뽑는 수시 채용에서는 '신입은 경력은 대체 어디서 쌓는지... ' 막막하게 했다.
대학 입학 후 얼마 안 되어 한 첫 아르바이트에서는 계약직 아르바이트 생임에도 불구하고 직원처럼 대해줬다. 근무할 때는 유니폼을 입게 해 일을 하는 동안 한 개인이기보다 회사의 얼굴을 띈 직원으로 일하게 했다.
(물론 그 당시엔 일을 하는 동안 개인의 감정을 지우고 일을 해야 했기에 그것도 나름 스트레스였긴 했다.)
하지만 한낱 아르바이트 생에 불과했지만 계약직 아르바이트 생이 아닌 정규직 매니저들은 우리를 돈 주고 부려먹는 아르바이트 생이 아닌 존중받는 사람으로 대해줬다. 컴플레인엔 매니저들이 더 나서서 해결하고 대신 고객들의 쓴소리를 듣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어린 나이에 공과사를 구분하고 자신의 감정을 감추는 게 한 직장의 직원으로서 일하는 것이구나 하는 것을 알았다. 일이 재밌기도 했지만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좋았기 때문에 일하는 동안 잠시 내가 지워져도 오래 일할 수 있었다.
흔히 일은 일로 하는 게 아니라 사람 보고 하는 거라는 직장인 선배들의 말이 더 와 닿았다.
계약직이지만 직원으로 대하지 않는 곳에서 일을 하는 것은 또 다른 스트레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