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변산은 청춘의 삶을 랩이란 소재를 한껏 활용하여 잘 보여준다. 이준익 감독님의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인 힙합을 잘 살려 영화 속에서 보여줬음을 알 수 있다. 최근 힙합을 하는 청춘들이 증가하면서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들도 끊임없이 방송되고 있고, 방송에서 흔하게 랩 배틀을 볼 수 있다. 그만큼 랩은 청춘들 사이에서 인기이며 래퍼를 꿈꾸는 청춘들이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동안 힙합 하는 청춘들은 주로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꿈을 키우고 있었으며 래퍼가 되겠다고 하면 대게 '어른'들은 도대체 왜 그런 '하찮은' 것들을 하냐고 한다. 하지만 그 '하찮은 것'이라고 여겨지는 힙합이 지금 현재 유행이 되었고 청춘들의 삶을 날 것 그대로 보여준다. 청춘들의 랩은 예쁜 선물 상자처럼 포장하지 않고 그들의 인생을 당당하게 보여줌으로써 그 멋이 드러난다. 여기서 감독은 랩을 청춘들의 삶의 반영이라 보고 랩을 소재로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려나간다. 영화를 보며 래퍼가 되겠다는 주인공의 꿈에 현실의 우리들의 모습을 찾을 수 있었다.
주인공 학수의 꿈은 래퍼이다. 래퍼가 되겠다며 고향을 떠나 서울로 간다. 서울로 떠난 학수는 힙합 오디션에 나가지만 계속 오디션에 탈락하고 서울살이에 고통을 받는다. 그러던 중 우연히 고향의 같은 반 친구였던 선미로부터 아버지가 쓰러졌다는 전화를 받고 다시 고향으로 내려간다. 내려간 고향에서 우연히 어릴 적 원수인 친구, 그 시절 좋아했던 여자 아이 등 고향 친구들을 만나게 되며 그 어린 시절의 꼬일 대로 꼬이고 묘한 관계를 기억하게 된다. 이 기억을 통해 학수에게 고향은 떠나고 싶은, 떠나야만 하는 공간이다. 깡패 아버지 때문에 고생한 어머니를 떠올리게 하고 고향에선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없기 때문에 벗어나야만 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고향으로 다시 돌아온 학수는 어떤 기분이었을까. 성공해서 떳떳하게 돌아오고 싶었지만 좋지 않은 기억들이 떠올리는 고향에서 불편한 친구들을 만났던 학수에게 고향도 그리움의 공간이 되기도 한다. 고향에서 보는 노을의 모습은 학수에게 잊지 못하는 고향의 모습이다.
사실 이 영화는 주인공 학수의 꿈의 성공스토리 이기보다는 휴먼 드라마에 가까워 보인다. 랩이라는 소재를 이용하긴 했지만 학수와 아버지와의 관계, 학수와 고향 친구들의 관계를 그리며 그 속에서 청춘들의 감정을 느낄 수 있는 드라마적 요소가 강한 영화이다. 영화의 서사적 측면에서 다소 아쉬운 점이 있다면 고향 친구를 만나며 한 때 좋아했던 여자, 학교 선배이자 도둑놈인 선생님과의 사랑의 관계를 조금 길고 무게감 있게 다루었다는 점이다. 솔직히 학수의 랩이 영화 상에서 적절한 부분에 등장하기는 하지만 학수의 삶의 생각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랩을 조금 더 강조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비주류에 속한 힙합을 영화 속에서 지루하지 않게 적절히 보여주며 영화 속 재미와 감동을 모두 느낄 수 있었다.
영화에서 보면 실제로 배우 박정민이 직접 작사한 랩의 구절은 관객에게 감동을 전해준다. 박정민이 연기한 랩 하는 학수의 모습은 배역에 찰떡처럼 잘 어울렸고 배우 김고은과의 케미도 유머 코드로 작용했다. 두 배우의 사투리 연기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준익 감독님의 그동안의 영화와는 달리 가볍고 웃으며 즐길 수 있는 영화이다. 감독님이 보는 청춘들의 모습이 삶의 고민과, 인간관계로 보이는 내적 갈등을 랩의 소재를 통해 유쾌하고 밝게 보여주고 있었다. 감독님의 유머와 센스를 통해 젊은 청춘들과 소통하고 싶은 모습을 찾을 수 있었고 영화 변산을 통해 청춘들의 삶을 모습을 공유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