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봄날은 간다
내가 본 로맨스 멜로 영화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영화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늘 봄날은 기다리지만 아쉽게도 그 봄날은 너무 짧다. 사랑을 하는 이들에게 봄날이란 찰나의 순간 같은 것이다. 설레고 아련한 봄날의 기억보다 한없이 뜨거운 한여름의 밤을 원하는데 지나고 보면 다시 생각나는 것은 아름다워서 슬픈 그 짧은 봄날의 순간인 것 같다.
영화 속 은수와 상우는 우연히 일을 하게 되면서 서로에 대해 알아가고 사랑의 감정을 키워간다. 소리 엔지니어 일을 하는 상우와 지방 방송국 PD인 은수는 서울과 강릉을 오가며 사랑을 시작하는데 빨리 사랑을 시작했던 만큼 서로에 대해 자세히 알 시간이 부족했던 것 같다. 누구에게나 사랑에 한 번쯤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하다. 빨리 사랑을 키워가고자 하는 남자와 조금은 더 천천히 알고 싶던 여자와의 사랑은 두 사람의 온도차가 달라서 더 쉽게 권태가 시작되었을 것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사랑에 빠지는 순간도 자연스러운 것처럼 사랑이 식어가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것이다. 사랑과 이별의 순환이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영원한 사랑을 믿는 순수한 상우에게는 식어가는 것에 대한 납득할 만한 당위와 이유가 필요한 것이다. 이미 식어버린 사랑에 이유를 알든 무슨 소용이겠으며 사랑이란 건 머리로 내려진 결론은 의미가 없는 것이다. 사랑을 하면서 누구에게나 은수이거나 상우이었던 적이 있었을 것이다. 서로에게 따뜻하고 애틋한 그 봄날의 기억은 사람마다 다르게 생각나게 한다.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세상에 영원한 것이 없다면, 사랑도 마찬가지로 변하는 거라면
영원할 거라고 믿는 시간만큼은 사랑을 하는 동안만큼은 진심으로 서로를 사랑하면 되지 않을까.
어쩔 수 없이 진리에 사랑도 변한다면 그 사랑마저도 이해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