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떨어지는 빗방울을
온전히 느껴본다.
우산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를 듣고
떨어지는 빗방울 모습을 보고
비닐우산을 쓰고 걸으면
그 투명함에 비친 물방울의 모습들이
한 방울, 한 방울
기억으로 스며든다.
너와 같이 쓴 우산에
한 쪽 어깨가 다 젖었던 기억과
비가 올 때면 항상
우산 한 개만 가지고 오던 너의 모습이
그 빗방울 하나에
너와 내가 하나였던 때를 생각한다.
한 쪽 몸은 비를 맞아도
다른 한 쪽 몸은 너와 닿아있던
그 축축하고 따스하던
비오는 날 쓰던 우산.
지금은 각자 우산을 쓰고
비를 맞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