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정말 보통사람들의 위대한 역사를 담는 일일까?

by 미래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 단편적이고 화려한 순간들로 이뤄진 이미지들은 희망으로 가득 차 있다. 우리가 보는 예능 프로그램들 또한 웃음과 행복으로 가득한 절망 없는 순간들로 이뤄져 있다. 하지만 성공적이고 희망적인 모습만 보여주려다 괜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거나 오히려 상처로 돌아올 때도 있다.


최근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88회에서 과학고 재학 중에 의대 6곳에 동시 합격한 학생을 출연시킴으로써 출연자 섭외 논란을 일으켰다. 과학고는 이공계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학교로 과학고 졸업생이 의대 계열에 지원할 경우 재학 중 받은 장학금을 회수하고 추천서도 써주지 않도록 했기 때문이다. 예능프로그램에서 출연자 자질 논란은 꽤 꾸준히 있어 왔다. 여기서 예능 프로그램에서 출연자를 섭외할 때 어떤 출연자를 출연시켜야 하는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있다. 예능프로그램에서 출연자를 섭외할 때 연예인이든 일반인이든 프로그램 의도에 맞고 또 개인적 성취가 공정한 과정을 통해 얻어진 결과인지를 증명할 수 있는 사람을 섭외해야 한다.


프로그램 기획 의도에 맞지 않는 출연자 섭외는 시청자들과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렵다. 해당 프로그램의 성격에 맞춰 적절한 연기가 가능한 연예인과 달리, 일반인들은 프로그램 취지에 맞아야 해당 프로그램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타당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유 퀴즈 온 더 블록에서 과학고에서 의대에 진학한 학생을 섭외한 것은 시청자에게 공감을 얻지 못했고 오히려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88회는 새로운 해를 맞이하여 우리가 무엇을 담고 무엇을 비우면 좋을지에 대한 이야기들로 구성되었다. 의대 6곳 동시 합격 비결을 알려주겠다는 그의 이야기는 왜 그가 '담다' 특집에 어울리는 게스트인지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고, 시청자들은 그의 이야기에 공감하지 못했다. 평범한 사람들을 만나고 보통 사람들의 위대한 역사를 담겠다는 프로그램의 취지에서도 벗어났으며 한 개인의 개별적 업적만 강조했기 때문이다.


국가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과학고에서 의대로 진학한 것은 공정한 과정을 통해 얻은 결과로 볼 수 없다. 의대 진학이 자랑거리가 될 순 있지만, 방송 프로그램에서 다수의 시청자들에게 공정하지 않은 과정을 통해 얻은 결과를 위대한 성취인 것처럼 미화해 보여줘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 제작진은 시청자들에게 재미뿐만 아니라 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 입시와 같은 민감한 문제에 대해 제작진들은 어떠한 절차를 걸쳤는지 예민하게 접근해야 한다.


오디션이나 연애 프로그램 등 일반인들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 잦아지면서 사전 인터뷰를 거친다 해도 한 개인의 과거사나 성격까지 낱낱이 파악하고 검증하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공정한 절차를 통한 성취를 경험하지 않은 사람이 출연한다면 방송 프로그램 제작에 꾸준히 문제를 일으킬 것이다. 출연자 섭외 논란은 프로그램의 신뢰도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MBC <구해줘 홈즈>에 출연한 예비부부가 만삭 아내를 두고도 내연관계를 이어갔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해당 제작진은 출연자의 상당 부분을 통편집하며 내보내지 않았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방송 트렌드가 되면서 시청자들은 짜인 대본처럼 진행하는 것보단 날 것의 느낌을 더 선호한다. 연예인들에게서 볼 수 없는 자연스러움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일반인이 등장하는 예능 프로그램들이 상당히 많다. 시청자들에게 진정성과 현실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예능 피디가 감수해야 할 리스크가 크다.

부적절한 출연자 섭외로 논란을 일으키지 않기 위해서는 일반인 출연자의 예측 불가능한 여러 문제들에 대해 철저한 사전검증을 해야 한다. 그 철저한 사전 검증은 섭외한 출연자가 부정한 방식으로 성취한 결과물은 없는지를 통해 이뤄져야 하며, 기획의도에 맞는 출연자인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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