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 보면 희극인 스포츠 예능

by 미래

미디어가 이미지를 만든다. 스포츠에게 미디어가 바라보는 여성은 주변화 되어 있다. 여성들에게만 특정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고, 경기력보다는 외모에 초점을 맞춰 보도, 방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 스포츠 선수일수록 경기력보다 외모에 대한 평가가 강조된다. 여성 선수들에게만 유독 ‘얼짱 스타’ 혹은 ‘미녀 선수’ 등의 수식어가 붙이면서, 미디어가 스포츠 영역에서 여성을 외적으로 아름다운 것만을 표현한다.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 – 남현희 편>에서 펜싱 선수 남현희는 ‘미녀 검객’ ‘엄마 검객’ ‘땅콩 검객’으로 불리는 자신의 수식어 중에서 ‘땅콩 검객’이 제일 좋다고 했다. 여성 스포츠 선수들에게는 선수로서 자신의 존재를 설명하는 것보다 사회적 역할로서 자신의 존재를 설명해야 하는 순간들이 많았다. 수많은 미디어가 여성들에게 여러 수식어를 붙여왔음을 짐작했다. 선수 그 자체가 아닌 사회가 규정한 정체성으로 설명하는 방식들은 우리 사회에 고정된 성 역할을 구조화해 왔다.


SBS <진짜 농구 핸썸 타이거즈>에서 조이는 농구팀의 매니저로서 선수들의 멘털 관리와 심리적 안정을 시켜주는 존재로 등장한다. 이것은 미디어가 스포츠에서 여성을 보조적인 역할로 한정함으로써 여성을 나약하고 수동적인 존재로 보는 것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방송에서는 조이의 역할을 찾아볼 수 없었고, 농구팀에서 조이가 어떤 존재인지 알 수 없다. 남성을 보필하고 정신적으로 도움을 주는 존재로 한정하며, 여성을 스포츠에서 배제하고 소외시키는 것은 차별적인 성 고정관념을 고착화시키는 것이다.


심지어 최근 방송을 시작한 JTBC <뭉쳐야 쏜다>에서는 여성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전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축구에서 농구로 소재만 바뀌었을 뿐이지 포맷과 진행과정은 동일하다. <뭉쳐야 찬다>에서도 축구선수 지소연이 나오기는 했지만 마치 특별 편처럼 한 회차의 에피소드를 채우는 정도에 그칠 뿐이었다. 여전히 4050대 남성 출연자들만이 스포츠 영역을 지배하고 있고, 여성은 자연스레 스포츠 영역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점에서 SBS < 골 때리는 그녀들>은 지난번 핸썸 타이거즈를 방송했을 때와는 달라졌다. 다양한 세대에 속한 여성들이 나와 축구 경기를 하는 프로그램으로 변했다. 스포츠 영역에서 여성을 전면으로 내세워 방송한 적이 드물었기 때문에 신선한 충격이었다. 파일럴 프로그램으로 시청률도 좋았다. 여전히 여성이 축구나 스포츠 등에서 배제된 존재라는 전제 하에 이뤄진 것이 조금은 아쉽지만, 지금까지 이어져 온 편견을 깨부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

재미있는 예능 프로그램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편향된 시각이 내포되어 있다.

차별적인 시각 없이 평등한 존재로서 같이 웃고 즐기기 위해서는

건강한 방식으로 웃음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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