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사진관이 유행이다. 코로나의 영향으로 최대한 대면을 피하는 게 일상이라 이젠 사진관 마저 혼자서 촬영한다. 남이 찍어주는 사진이 어색한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기도 하지만 카메라 앞이 낯선 사람들은 사진사가 직접 찍어주든, 혼자 찍든 어색한 건 매 한 가지다.
주어진 시간은 단 10분, 굉장히 촉박하다. 10분 안에 찍은 사진들로만 내 맘에 드는 사진을 찍어내야 하기에 별일 아닌데도 긴장이 된다. 타이머는 시작과 동시에 움직이기 시작했고 정신없이 포즈를 취하고 셔터를 눌렀다. 아무도 보고 있지 않기에 포즈는 마음껏 할 수 있었지만 천천히 확인하고 수정할 여유가 없었다. 이리저리 포즈를 취해보고 셔터를 눌렀지만 어떤 사진이 잘 나올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10분간 정신없이 촬영하고 내가 찍은 사진들을 만났다. 나름 만족한 사진들도 있었고 못나 보이는 사진들도 많았다. 한 백장쯤 찍었을까. 그중에서 인화할 사진 3장을 선택해야 했다. 사진 촬영은 고작 10분이었지만 사진을 선택할 때는 30분을 더 넘겼다. 맘에 드는 사진을 모두 인화하자니 괜히 돈이 아까운 듯해서 꼭 맘에 드는 사진 3장만 선택하기로 했다. 먼저 1차적으로 괜찮은 사진들을 분류하고, 분류된 사진들 중에서 인화해도 될 만한 사진들로 나눴다. 마지막으로는 최종 사진을 선택하기 위해 서로 다른 포즈, 표정, 사진의 크기 등을 고려해 소거해 3장 만을 남겼다. 추가컷까지 a컷 두장과 b컷 한 장을 인화를 요청했지만 사실은 모두 a컷을 고르는 마음이었다.
심혈을 기울여 선택한 사진들이라 사진들은 모두 마음에 들었다. 집으로 돌아와 사진을 찬찬히 살펴보니 어느 사진이 a컷인지 b컷인지 구분하기 어려웠고 오히려 b컷이 더 마음에 들었다. 칸이 3칸이라 순서대로 3장을 적었을 뿐 b컷이라 해서 부족한 것은 아니었다.
가끔은 a컷 보다 b컷, 직진보단 좌회전, 아스팔트 길보다 흙길이 더 좋을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