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보다 특출난 재능을 바란 적 있었다. 많은 것도 아니고 딱 한 가지만이라도.
박지성이나 김연아 선수 같은 어느 한 가지 분야에게 눈에 띄는 재능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게 그런 재능은 없었고, 지극히 평범했다. 잘하는 것보단 열심히 하는 게 더 잘 어울렸다.
이름만 대면 아는 운동선수들도 사실 알고 보면 갖고 있는 재능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한 사람들 일거다.
열심히 하는 거,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거 모두 아무나 쉽게 가질 수 없는 재능 아닐까.
패션을 공부하고 나서 더 재능이 있다면 좋았을 걸 싶었다. 대부분 같은 상태에서 아주 쉬운 수업부터 듣고 있었지만 수업 내용을 받아들이는 속도와 차이는 분명 존재했다.
니트 디자인 수업이었다. 보통은 손뜨개로 가볍게 시작했다. 코바늘 원리만 알고, 기호도 보는 법만 익힌다면 누구나 쉽게 뜰 수 있는 수준이긴 했다. 하지만 첫날부터 버벅댔다. 머리론 알겠는데 손이 따라 주지 않아서다. 실을 잡는 법도 어색했고, 코를 빼뜨리고 뜨거나 바늘을 넣는 위치도 자주 헷갈렸다.
그래서 첫 수업부터 수업이 끝난 지 한 시간이 되어서야 간신히 그날 배운 내용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부끄럽진 않았다. 모르고 대충 지나가는 것보단 늦더라도 제대로 알고 가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수업시간에 하는 모든 실습물들이 성적 평가에 반영되긴 하겠지만, 괜찮았다. 잘하지 못함에 스스로 안타깝긴 했으나 이미 지나간 시간 별 수 없었고, 이제부터 잘하면 되겠지 싶었다.
그 후 다음 수업을 하기 전에 미리 올려주시는 동영상을 보고 예습을 해 갔다. 복습은 해도 예습을 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지난번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선 예습이 더 필요했다.
배울 내용을 미리 손으로 연습하고, 원리도 미리 이해해 갔다. 예습한 덕에 수업 때 교수님께서 설명하시는 내용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한 번에 실력이 향상된 건 아니지만, 확실히 전보단 수월했고, 점점 나아지는 모습이 보였다. 실을 잡는 것도 늘었고, 코를 보고 이해하는 것도 달라졌다.
재능이 없다면 엉덩이로 버텨야 했다. 남들보다 오래 앉아 배우고, 남들보다 먼저 공부하고 오는 것. 그리고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와 다시 연습하고 내 것으로 만드는 것. 이것들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한 번 들으면 바로 이해하고 따라 할 정도로 타고난 능력이 없는 평범한 사람이라서 더 부지런해야 했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건 엉덩이로 앉아 될 때까지 해 보는 방법뿐이었다.
손재주가 많이 있는 편은 아니지만 내 손에 익숙해질 때까지 쉽게 놓지 않았다. 오래 배우고 습득한 만큼 배운 건 적어도 쉽게 까먹지도 않았다. 그리고 배운 후엔 눈에 띄게 성장이 보이는 사람이었다.
앞서 말한 운동선수 같은 재능은 없어도, 그들도 재능보단 많은 시간의 연습량으로 만들어진 결과라면 더더욱 재능에 기대지 않고, 재능이 없음을 탓하지 않고, 노력으로 얻은 결과를 진정한 나의 것으로 여겨야겠다.
어쩌면 재능보다 중요한 건 노력일 테다.
느리다고 늦은 건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