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년이 지나고 새로운 해가 온다. 하루하루를 바삐 살다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다가, 손이 시리고 마음이 시리다 보면 벌써 1년이 지났음을 실감한다. 그리곤 생각한다. 지나온 1년만큼 성장했으리라.
눈앞에 크게 이뤄놓은 것은 없어도 조금의 변화는 생겼고, 쉼 없이 고민하고 불안함이 자극이 되어 제자리에 멈춰있지만은 않았다.
새로운 시작은 머리를 자르는 것에서부터 시작했다. 새해에 맞춰 마음가짐은 달라졌어도, 그 변화가 눈으로 보여야 했다. 정신은 몸이 지배한다고 했던가. 머리카락을 자르고 나니 앞으로의 목표가 더 또렷해졌다.
잘려 나간 머리카락처럼 버릴 건 버리고, 채울 건 채워야 했다. 안 좋았던 기억과 불운들은 모두 없애고, 새로운 마음으로 달라질 매일을 맞이해야 한다.
막상 그동안 길었던 머리를 자르려니 아쉬운 마음이 들긴 했지만, 비워내야 새로운 걸 채울 수 있다. 모임도 제한되고 만날 사람이 줄어들다 보니 예전처럼 연말의 따스함과 새해의 설렘이 덜하지만, 그래도 매년 달라지는 숫자에 의미를 부여할 때마다 심장은 더 두근거렸다.
턱끝에 맞춰 길었던 머리를 잘라내니 시원했고 가벼웠다. 목 뒤로 스치는 바람이 차갑긴 했으나,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새해를 시작할 수 있을 듯하다.
새로운 시작은 머리를 자르는 것에서부터 시작했다. 머리카락을 자른 후 거울을 보니 새로운 내가 있는 것 같다. 익숙한 내 모습이지만 어딘가 달라 보였고, 조금은 낯선 내 모습이 괜찮아 보였다.
그리고 낯선 이 모습도 익숙해질 때면 또 금세 시간이 지나있을 것이다.
단정하게 자른 머리칼이 두 턱을 스칠 때마다 어떻게 새해를 다짐했었는지를 기억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