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더 통쾌했나. <천 원짜리 변호사>,<진검승부>

by 미래

나쁜 놈 잡는 검사, 의뢰인 편에서 싸워주는 변호사 둘 중 누가 더 매력적일까? 그리고 누구를 더 응원하게 될까? 비슷한 시기에 방영된 <천 원짜리 변호사>와 <진검승부> 두 드라마가 있다.


두 드라마는 사회와 가장 맞닿아 있는 직업을 가진, 영웅적인 인물의 서사를 따라간다. 주인공 한 명의 원톱 캐릭터 플레이로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드라마라는 공통점이 있다. 모두 12부작으로 종영했고 수목드라마였던 <진검승부>와 금토드라마였던 <천 원짜리 변호사>는 비슷한 구성과 흐름에도 다른 결과를 만들어냈다.


시청률 면에서는 <천 원짜리 변호사>가 앞섰다. 시청률이 높다 보니 자연스레 화제성도 따라올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야기적인 재미와 구성은 <진검승부>가 재미있었다. <천 원짜리 변호사>는 익숙하게 활용되었던 남궁민 배우의 캐릭터는 기억에 남았다. 그러나 아쉽게도 나에게는 '천변' 캐릭터의 매력이 크지 않았고, 에피소드 역시 인상 깊지 않았다.


<천 원짜리 변호사>가 아쉬웠던 점은 첫째, '왜 천변인지'에 대한 캐릭터 설명이 초반에 너무 부족했다. 후반부에 가서야 그의 과거사가 공개되었지만, 이미 주인공 캐릭터에 몰입이 안 된 상황에서 그의 과거 서사는 기대감을 증폭시키지 못했다. 또한 기시감이 많이 들었던 캐릭터였다. 그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엉뚱한 행동들은 통쾌함을 느끼기엔 다소 아쉬웠고, 시원한 웃음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둘째, 명확한 빌런이 설정되어 있지 않아 전체 이야기를 따라가기 쉽지 않았다. 특히 에피소드로만 흘러가는 드라마임에도 기억에 남는 강한 에피소드도 없었고, 에피소드 자체에 집중하지도 않았기에 다음화에 대한 호기심으로 연결시키는 힘이 부족했다.


마지막으로 주인공이 주변 인물들과의 케미가 부족했다. 주인공과 함께하는 주변 인물들이 명확한 능력과 각자의 캐릭터 매력을 보여주지 않아 재미 요소가 떨어졌다. 각 인물들이 애드리브 형식의 주고받는 대사들로 장면이 전개되는 것도 캐릭터의 매력을 드러내기에는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반면 개인적으로 더 재밌게 봤던 <진검승부>에서는 앞서 아쉬웠던 부분들을 모두 채워주었다. 보수적인 검사 집단의 미친놈 검사 캐릭터가 인상 깊었고, 초반부터 캐릭터 설명을 함으로써 몰입도를 높였다. 게다가 살인사건의 진실과 의심스러운 죽음의 배후를 쫓아가는 이야기는 긴장감을 놓을 수 없었다.


두 드라마 모두 활극적인 성격을 띠고 있지만, 통쾌함을 느낄 수 있던 것은 달랐다. 현실에서 쉽게 일어날 수 없는 일을 보여주는 드라마, 좀 더 대리만족을 시켜주는 게 드라마라면, '나쁜 놈 잡는 검사'가 내게 더 카타르시스를 가져다주었다. 물론 돈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변호가 필요한 사람에게 든든한 백이 되어 주는 변호사의 존재를 <천 원짜리 변호사>도 가볍고 유쾌하게 잘 보여줬다. 많은 사람들이 <천 원짜리 변호사>를 즐겨 봤던 것은 무슨 사건을 얼마나 깊이 있게, 어떻게 바라보는지보다 단순하게 천지훈 변호사가 하는 변칙적인 행동에 좀 더 재미를 느꼈던 것 같다.


시청률은 나오지 않았지만, 내가 재밌게 본 드라마가 쌓일수록 대중 매체를 공부하면서 대중과의 거리감이 생기는 것은 아닐지 고민이 깊어진다. 대중의 취향을 아는 일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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